“교단 동역자 돌보고 섬긴 일 가장 큰 보람”

임기 중 총회본부 이전 감사
코로나 속 하루에 매입·매각

‘미주총회 상생복지’ 폐지 아쉬움
쉼터 마련해 후배들 섬기고파

미주성결교회 교단 총무 이홍근 목사가 제43회 미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6년간 미주총회 총무의 소임을 다하고 퇴임하는 이홍근 목사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퇴임 소회와 그동안 미주 총회를 통해 얻는 보람과 아쉬움, 또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6년간 교단총무로 사역한 소회를 말씀해 달라. 

지난 6년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순간순간이 감사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속이 후련하면서도 아직 못 다한 일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임기 중에 코로나 팬데믹이 왔는데, 교단이나 교회에 어떤 영향이 있었다고 보는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사실 몇 세기 만에 일어난 사태다. 13세기 유럽을 휩쓴 패스트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삼분의 일이 사망했다. 그리고 21세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600만명에 육박한다. 우리는 정말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의 방식 등 거의 모든 패턴이 바뀌고 전혀 새로운 유형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우리 교단이나 교회도 분명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팬데믹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다 해도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고, 오히려 비대면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대면과 비대면 사이에 느끼는 아쉬움이나 의견과 성향의 차이로 인해 대면을 그리워하거나 대면을 고집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오히려 전향적으로 그 차이를 비대면에서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해결해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교단이나 교회에 비대면이 주는 영향은 힘들고 어려운 쪽이 아닌 긍정적이고 발전지향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판단된다.

미주총회 총무로서 가장 보람됐던 일은 무엇인가?

다른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저에게 가장 보람됐던 일이 새 총회본부 이전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사자들은 대부분 피부로 느끼지 못했겠지만 총무로서 교단 동역자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돌아보려고 애썼고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로 여기고 있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총무의 역할에 그런 기회가 자연스럽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건 내게 축복이었다. 

또 하나는 총회본부 이전도 제 임기에 이뤄졌다는 것이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었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가운데 코로나로 시 당국이 공식적으로 모든 것을 봉쇄하기 일주일 전 하루 사이에 구 건물, 새 건물 매매계약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구 건물 매매가 일주일만 지체되었어도 매입자가 사업을 오픈할 수 없어 건물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현재의 좋은 건물을 살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님의 은혜였고 감사할 뿐이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을 꼽는다면?

아쉬움이 남는 일은 사실 한 두 가지가 아닌데 그 중 두 가지만 얘기한다면 첫째, ‘2세 영어권교회 설립’을 실현시키지 못한 것이고

둘째, ‘미주성결교회 단독 상생복지’가 수정 보안되지 못하고 폐지되었다는 점이다. 영어권교회 설립은 앞으로 미주성결교회의 운명을 좌우할 중차대한 과제다. 

‘미주총회 상생복지’는 몇 년간 많은 위험성을 안고 시행되어 왔는데 이것을 그냥 방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총무 취임 후 1년간 많이 들여다보며 연구하고 훨씬 안전한 수정안을 총회에 내놓았는데 원 프로그램의 문제점만을 보고 수정안에 대한 검토는 별로 하지 않은 채 폐지해 버렸다. 

어렵게 시작한 만큼 보완, 존속되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끝나서 많이 안타까웠다. 다시 불씨를 살리려면 향후 10년 간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미주총회의 강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시키면 좋겠는가?

미주총회의 가장 큰 강점은 선교적 측면에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그렇다. 상대적으로 이곳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언어적, 문화적 장점이 있다.

선교사들이 사역지에 가서 본격적이 사역을 시작하기까지 언어습득, 문화적응 등으로 아무리 안 걸려도 준비 기간이 3~4년은 소요되지 않는가? 

그리고 미주는 특히 남미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물론 요즘 시대에 비행기 한번 타면 어디든지 간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눈 한번 깜빡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아직은 공간적으로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요즘 미주에서 활발하게 브라질 마나우스신학교, 파나마 남미연합신학교 등을 통하여 선교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총회 및 해외선교위원회와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한국총회와 비교해 볼 때 총회 대의원 수나 교회 수가 적다보니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 보다 손쉽게 대면, 비대면 모임을 기획할 수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한국총회도 이를 시행하기에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규모가 크다보니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후임총무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저 목회하는 심정으로,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총무직을 감당했으면 한다. 그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사역에 임하길 바란다. 총회는(사람들은) 총무가 ‘수퍼맨’이길 바라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진정성에는 ‘따뜻함’이 있고, ‘교통함’이 있다.

퇴임 후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확실한 은퇴의 삶을 살고 싶다. 사실 은퇴하면 모든 것을 끝낸 황혼의 삶을 연상케 되는데, 후배 동역자들이 보기에 선배목사의 은퇴의 삶이 안쓰러워 보인다든지, 처량해 보이면 안 될 것 같다. 현역 때 저렇게 희생하고 힘들었는데 그 끝마저 행복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되지 않는가. 

후배 동역자들이 보기에 선배목사의 은퇴의 삶이 행복해 보여야 지금 힘들어도 ‘우리도 저렇게 살면 되겠다’ 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무엇으로 행복할지는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바라기는 동부 바닷가 지역에 생활할 공간을 포함한 조그마한 쉼터를 마련하여 후배 동역자들이 사역하다가 힘들 때 며칠 간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여분의 낚싯대를 구비해놓고 함께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힐링이 되고 재충전이 되지 않을까? 그런 삶도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성결인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예전에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우리 교단에 1만명 이상 모이는 교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라는 말이 있다. 이런 생각 속에 타 교단을 부러워하던 때가 있었잖은가? 
그 때에도 동의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성결교단에 주신 귀한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요즘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이 많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것은 대형교회를 이루지 못한 교단의 탈출구로서가 아니라 진작부터 우리의 강점으로, 집중적으로 세워나가야 했던 일이다. 그래서 건강한 교회, 생동감 넘치는 교회하면 ‘성결교회’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 교단에 몸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 성결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섬기고 이끄는 성결인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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