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온 후의 햇살에 산수유꽃이 노란 꽃망울을 막 터뜨린 지난 3월 21일 오후, 수원 팔달산 중턱에 위치한 수원교회(이정환 목사)에서 특별한 예배가 있었다.

이날 예정에 없던 고 김용숙 목사의 천국환송 예배를 갑자기 드리게 된 것이다. 이 예배는 김용숙 목사와 중고등학교 시절에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동문들이 오흥덕 목사(선유도교회)를 중심으로 원근 각지에서 추모하러 모여 드렸는데, 어느 천국환송예배보다 엄숙하면서도 마음이 우러나는 의미 있는 예배였다.

필자는 김용숙 목사를 직접 뵌 적이 없지만 이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그리스도인의 삶과 어려울 때 주님 안에서 서로 위로하며 소망을 주는 형제자매들의 사랑을 느꼈고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예배는 김용숙 목사와 중고등부 교회학교 시절 학생회장이었던 오흥덕 목사(선유도교회)의 사회로 당시 교사로 활동한 권순일 원로장로(수원교회)의 기도와 김공열 장로(안양중앙교회)의 성경봉독, 담당 전도사였던 조영한 원로목사(흑석중앙교회)의 설교와 동역자인 이상화 목사(정원교회)의 약력소개, 류순화 사모의 추모사가 있었으며 유족인 김인숙 집사(김용숙 목사 동생)와 수원교회 이정환 담임목사의 인사가 있고 난 뒤 당시 후배 학생이었던 남창우 목사(북안성교회)의 축도로 진행되었다.

설교에서 조영한 원로목사는 『자기와 함께 살게 하려 하셨다』는 제목의 말씀으로 당시 전도사로 사역하며 함께 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모두 함께할 천국을 소망할 것으로 위로하였다.

지난 3월 18일 소천한 김용숙 목사는 중학생 때에 수원교회에 등록하여 1972년 이병돈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활발한 학생회 활동과 교회학교 교사로 열정을 다해 헌신하였던 사실을 역사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번 추모예배는 김용숙 목사의 소천 소식을 들은 수원교회의 동문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예배를 드리고 싶어 장소를 물색하였지만 대전에 있는 빈소 주변에는 코로나19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장소확보가 어려워 모 교회인 수원교회에서 드리게 되었다.

전국에 흩어져 살던 동문들이 50여 년이 지난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 중후반의 모습으로 만나, 아직은 젊은 나이(68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김용숙 목사를 아쉬워하면서 교회 주변을 바라보며 그때의 일들을 회상하는 이야기들은 마치 50년 전의 학생으로 돌아간 듯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옛 건물은 사진으로만 남아있을 뿐 새로 아름답게 건축된 교회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본인들이 정성껏 드린 헌물을 어루만져 보고, 이곳에 지금도 믿음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느끼는 듯하였다.

수원교회가 이성봉 목사께서 개척한 후 94년을 이어 오는 동안 끊임없이 부흥하고 하나님의 선교에 동역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충성한 분들의 헌신과 기도가 있어서 가능하였다고 본다.

이제 100주년을 바라보며, 신앙 선배들의 열정을 이어받아 수원지역 복음화뿐만 아니라 열방을 향한 선교 기지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로 우뚝 서는 것이 신앙 선배들의 기도에 부응할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고 김용숙 목사와 함께한 모든 분의 끈끈한 우정과 신앙공동체로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것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으며, 현재 수원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동문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었다.

과거의 수원교회 공동체와 현재의 수원교회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그리스도인으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모습이 참 아름다움을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김용숙 목사도 아시리라 믿어본다.

이번 김용숙 목사의 천국환송예배는 아주 특별한 예배로 우리 교회의 역사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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