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대한성서공회 출간
어휘력 약한 다음세대 위한 성경
예수님 말씀 ‘존칭어로 번역’ 특징적
문장도 짧게 나눠 읽기 쉽게 만들어

수십번을 읽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성경. 66권 전체의 내용이 방대한 탓도 있지만 개역개정판 성경의 경우, 평소 잘 쓰지 않는 고어나 한자가 섞여 정확한 뜻을 잘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때문에 어휘력이 약한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성경은 너무 어렵고 딱딱한 책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의 공식 예배용 성경으로 주요 교단들은 대한성서공회의 개역개정판 성경을 사용하지만 통독이나 성경공부를 할 때는 쉬운 말로 번역된 성경을 활용하는 것이 말씀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성서공회가 다음세대를 위한 성경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펴내는 등 성경이 다음세대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대 감각의 번역 눈길

성서공회가 1961년 최종 출간한 개역성경은 30여 년 동안 한국교회의 공식성경으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가라사대’ 등 현대에 잘 쓰지 않는 고어나 한자가 너무 많아서 어린이·청소년들이 읽기에 너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성서공회는 개역개정판 성경 출간 전인 1993년 표준새번역 성경을 출간한 바 있다.

많은 신학자와 국문학자 등의 노력으로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운 한글번역 성경이 나왔지만 일부 보수교단의 반대로 공식예배용 성경으로 채택되지는 못했다.

이후 표준새번역은 2001년 일부 문장의 문법과 단어를 수정하여 2004년 표준새번역 개정판인 ‘새번역 성경’으로 출간됐다. 그러나 개역성경의 전통을 잇는 개역개정판 성경이 공식 예배용 성경으로 채택되면서 ‘새번역 성경’도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새번역 성경 출간 이후 성서공회는 2011년 다음세대들을 겨냥한 새로운 번역본 성경 제작에 착수했고 9년 만인 지난해 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출간하게 됐다.

다음세대를 위한 성경답게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의 번역은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예수님의 말씀을 존대말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대화문은 상황에 맞는 구어체를 사용하고 한국어 어법에 맞는 높임법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예수님의 말씀은 대부분 “~하라, ~하지 말라” 등의 권위적인 느낌의 명령어 문체였다. 이것을 “~하세요” 등의 부드러운 존칭어로 바꾸었다. 무리에게 하시는 말씀은 대부분 존칭어로 번역해놓아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특징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다음세대들이 스마트폰으로도 성경을 읽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문장을 끊은 것이다.

원문의 긴 문장은 짧은 여러 문장으로 나누어 번역했으며 한 문장이 50자 내외 16어절 정도를 넘지 않게 하여 디지털 매체로 읽기에 적합하다.

이 밖에도 과거에 통용되었으나 현재 널리 사용되지 않는 낱말은 가능한 현재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낱말과 표현을 찾아서 번역하고 필요한 경우, 전통 번역은 괄호 안에 병기하거나 각주에 밝혔다.

또 여성, 장애인, 환자나 특정 사회 계층의 사람을 비하하는 느낌을 주는 낱말이나 표현은 문맥에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말로 번역했다.

도량형(무게, 길이, 부피 등)과 화폐 단위, 시간과 요일은 다매체 시대의 한국어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익숙한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달란트, 데나리온 등 원문의 단위대로 번역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간명할 경우, 원문의 단위대로 번역했다.

고유명사의 한글 음역은 개정개역판 성경의 음역을 존중하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있는 말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규정을 따랐다.

성서공회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다음세대가 새한글성경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성서공회 홈페이지에 번역 전문을 올려놓았다. 새한글성경 완역본은 2023년 말에 발간될 예정이다.  

쉬운 번역성경 다수 활용

성서공회가 출판한 「새한글성경」이나 「새번역 성경」 외에도 여러 기독교출판사에서 나온 쉬운 번역 성경을 참고할 수 있다.

생명의말씀사는 1985년에 신구약 완역본 「현대인의 성경(Living bible의 한국어판)」을 출간한 바 있다.

현대인의 성경은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에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주로 영어판 성경인 Living Bible에서 번역을 하여 개역개정판 성경을 대체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Living Bible은 많은 영어 번역 성경 중에서 가장 많이 풀어쓰기(의역)를 한 성경이며 가장 읽기 쉬운 성경으로 꼽히고 있다.

성서원은 1991년 「현대어 성경」을 출판하고 2012년 개정판인 「쉬운말 성경」을 출간했다. 현대어 성경은 고어로 된 성경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동시에,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을 참고해 번역하여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했다.

원문의 내용이 모호한 부분은 권위있는 주석을 참고해서 성도들이 그 뜻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성경이다.

아가페 출판사에서 나온 「쉬운성경」은 일부 교회에서 교회학교 교육용으로 채택해 사용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두란노가 제작한 「우리말 성경」은 2004년 두란노에서 자체적으로 새로 번역한 성경으로, 온누리교회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저학년 어린이의 경우, 그림이 들어간 동화책 느낌의 성경이야기 책부터 접하게 하여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한 뒤, 언어수준에 맞는 성경책을 읽도록 부모·교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직접 여러 번역 성경을 읽어보거나 교육 전문가의 추천 등을 참고하여 선택하면 된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이라면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드라마바이블’이나 ‘읽어주는 통합성경’ 등을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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