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와플에 복음 담아 전해요”
코로나 속에서도 믿음으로 매일 전도
매일 기도·성경읽기 2.3.4부흥운동으로
영적 침체 딛고 다시 일어서

코로나19가 2년간 지속되면서 많은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상가교회와 같은 작은교회의 고통은 더욱 심하다. 교인들은 떠나버렸고 텅빈 예배당을 보며 목회자들은 영적 침체를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복음 전도를 위해 발버둥치는 교회가 있다. 2년 전까지 부흥과 성장을 경험하다가 코로나로 바닥까지 맛본 후 새도약을 위해 다시 전도의 자리에 선 서울동지방 소속 새사랑교회(이정호 목사)의 사역을 소개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와플전도에 나서는 이정호 목사와 오지영 사모.
매주 목요일마다 와플전도에 나서는 이정호 목사와 오지영 사모.

“사장님 와플이 최고에요”

매주 목요일 이정호 목사와 오지영 사모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오전에는 전도에 사용할 와플 반죽을 만들고 오후에는 거리로 나가 직접 와플을 구워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이다.

기자가 새사랑교회를 방문한 지난 12월 23일에도 목사 부부는 분주했다. 이전에는 전도팀이 있어 일을 분배했지만 밀가루와 우유 등으로 반죽을 만들고 준비하는 일을 이제는 오롯이 둘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호 목사는 “비록 아마추어들이 만들지만 맛은 전문점 못지 않아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 목사의 말처럼 아직 기계가 예열도 되지 않았는데 어린이들이 찾아와 와플을 기다리고 있었다. 와플 전도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지만 30분 전부터 아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막 구운 따뜻한 와플을 손에 쥔 어린이들은 “용돈을 주고 사 먹는 과자보다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새사랑교회의 와플을 손에 든 어린이들.
새사랑교회의 와플을 손에 든 어린이들.

장준규 어린이(초4)는 “여기 사장님이 주는 와플이 가장 맛있고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했다. “사장님이 아니라 목사님이야”라는 말에 송우현 어린이(초4)는 “우리도 알아요. 그래도 사장님이라고 해요. 매주 와플을 주시잖아요”라고 키득거렸다.

이정호 목사는 “오늘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아이들에게 컵라면을 하나씩 나눠줬다. 기존의 컵라면에 ‘주께라면’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것이다. 아이들은 “오늘 횡재했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자랑하겠다”고 말하며 집으로 향했다. 이후 자녀들을 학원으로 데려다 주던 학부모도 줄을 서고, 수줍어 눈도 잘 못맞추는 아이 등 와플을 먹기 위한 줄은 이어졌다.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해요”

2년 전만 해도 새사랑교회는 지역에서 전도와 나눔으로 나름 잘나가는 교회였다. 비록 상가 지하에 위치한 교회지만 칼갈이 전도를 할 때면 주민들이 교회 문턱이 닳도록 찾아왔다. 교회에는 탁구대와 다양한 게임을 비치해 어른과 어린이들의 사랑방 역할도 했다. 2009년 이정호 목사가 처음 부임할 당시 성도들이 거의 없었던 새사랑교회는 어린이를 포함해 70여 명까지 성장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그러나 2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성도들은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았으며 어린이들도 영상 콘텐츠가 잘 갖춰진 주변의 대형교회로 떠났다.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면 전도도 위축되기 시작해 결국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

이정호 목사도 깊은 영적 침체를 겪었다. 이 목사는 “처음에는 교회에 와서 기도도 하고 말씀도 읽었지만 텅빈 예배당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보게 되었다”며 “건강이라도 챙긴다는 핑계로 매일 공원에서 운동도 했지만 그때 뿐이었고 심각한 무기력감과 영적 침체를 겪었다. 결국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원망과 좌절감이 컸다”고 덧붙였다.

와플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여자 어린이들.
와플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여자 어린이들.

2.3.4 부흥운동으로 전도 열정 되찾아

이정호 목사에게 전도 열정을 다시 불어넣은 것은 2.3.4부흥운동이었다. 이 목사는 “2.3.4부흥운동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한국성결신문 기사를 보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막상 신청하려니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고백했다. 2년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2.3.4부흥운동에 합류하기 두려웠다는 것이다.

이후 목자재단 이사장 조일래 목사의 전화를 받고 합류한 이정호 목사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는 결국 전도하는 자리에 있어야 하고 영성을 유지하는 것도 사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전도 열정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오지영 사모도 “사역이 위축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자책도 하고 기도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2.3.4부흥운동에 합류하면서 다시 영적인 힘을 얻게 되어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나님, 전도열매를 주세요”

남들보다 한달 늦게 2.3.4부흥운동에 뛰어 든 이정호 목사는 열매를 빨리 맺고 싶다는 마음에 전도에 집중했다. 수능날에는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새벽부터 떡을 맞춰서 용인에서 잠실 수험장까지 갔다. 오랫동안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성도들도 찾아갔다. 교회에 출석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열 번 이상을 방문했다.

그러나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아무도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정호 목사는 “솔직히 수능날 수험생 19명을 찾아가 기도해주고 떡을 나눠줄 때만 해도 교회에 올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이전같으면 낙심했겠지만 오히려 꾸준한 전도가 살 길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하나 둘, 돕는 손길 이어져

전도의 열정만큼 눈에 보이는 열매는 맺지 못했지만 이 목사는 더욱 전도에 매진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강냉이 전도, 목요일은 와플 전도를 시작했다. 마침 서울동지방회에서 강냉이를 지원하면서 전도에 나설 수 있는 무기도 얻었다. 화요일과 금요일, 토요일에는 전도 후 남은 강냉이와 인절미 등을 들고 성도들을 심방했다.

막 구운 와플을 웃으며 받고 있다.
막 구운 와플을 웃으며 받고 있다.

그러자 하나님은 조금씩 돕는 손길을 그에게 보내주셨다. 다른 교회에 출석 중인 한 권사가 선교비로 500만원을 보내왔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부동산 사장은 100만원을 헌금했다. 이후로도 3만원, 5만원, 50만원 등 크고 작은 헌금이 이어졌다. 이정호 목사는 “처음에 500만원을 받고 목회하면서 가장 큰 헌금이라 고민하고 기도한 끝에 주어진 헌금은 모두 미얀마 선교에 사용했다”며 “돕는 손길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아, 하나님은 우리의 사역을 지켜보고 계시는구나’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강냉이 전도를 통해 한 평신도를 만나게 되었고 지금은 격주로 강냉이 전도를 함께 하고 있다. 영적 전쟁에 함께 나설 든든한 동역자를 얻게 된 것이다. 이 목사는 “물질로 도와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이제는 영적 열매도 맺고 싶다”고 말했다.

“목사님들, 함께 일어납시다”

이정호 목사는 인터뷰 내내 “목사님들이 함께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작은교회에서 목회하는 목사님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더 힘들고 어렵지만 더 이상 위축되지 말고 전도의 자리로 나오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나도 지난 2년간 텅빈 예배실에서 스마트폰만 보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영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며 “기도의 자리, 전도의 자리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호 목사는 함께 2.3.4부흥운동에 참여하는 목회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외로운 목회의 길에 서로 기도해주고 영적으로 책임지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교회의 규모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동역자가 되어 줬으며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어느 해보다 추운 날씨가 예고되어 있는 겨울이지만, 이정호 목사와 오지영 사모의 전도 열기는 추운 겨울에도 식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