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신뢰도 회복하는 거룩한 성품 공동체 추구해야”
온·오프라인으로 선교적 사명 다하는 교회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목회
사회봉사에 초점을 맞춘 지혜로운 선교
MZ세대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교회

   최동규 교수(서울신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더는 예전처럼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 수업도 비대면에 익숙해졌고, 목회와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할지라도 교회들은 ‘포스트 코로나’ 목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용된 디지털 매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올라인(All-line) 교회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계속되었지만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22년 목회 동향의 가장 큰 비중은 당연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내용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설령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더는 예전처럼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예로 학교 이야기를 해보자. 벌써 12월이 되어 어느덧 종강 시즌이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거의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고 줌(ZOOM)으로만 수업을 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캠퍼스 생활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 더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임시로 인터넷 프로그램으로 하는 수업 진행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뒤에는 정식 사이버 수업을 위해서 더 많은 장비와 조건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비하고 있다. 목회와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다.

신자들은 지난 2년 동안 예배당에 오지 않고 유튜브나 줌을 통해서 예배를 드리고 회의를 하는 데 익숙해졌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할지라도 교회들은 ‘포스트 코로나’ 목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용된 디지털 매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드리는 대면 예배, 대면 기도회, 대면 회의가 회복되어야 하겠지만, 전자 매체에 의한 소통 방식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최근 세속 사회에서는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사람들의 삶을 파고들고 있다. 교회가 이런 흐름을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목회와 교회 생활에서 필요한 만큼은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적합한 개념으로 ‘하이브리드 교회’(the hybrid church), ‘올라인 교회’(the all line church), ‘플랫폼 교회’(the platform church)가 언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기능이나 요소를 결합한 것을 뜻한다.

서로 다른 요소의 장점만을 선택해 합친 것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예로 휘발유 엔진과 전기 엔진을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있다.

이 자동차는 필요에 따라 엔진을 바꿔 사용한다. 이 개념처럼 지역교회는 예배와 양육, 소그룹 사역, 다음 세대 사역, 지역사회 섬김 등 교회의 중요한 영역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교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예배당 건물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교회가 아니라 전체 삶의 모든 영역이 본질적 교회 경험과 연결된 올라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교회는 근본적으로 물리적 공간을 넘어 가정과 일터와 이웃과 일상에 흩어져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영적인 힘과 은혜를 공급하며, 지역사회와 세상에 선교적 사명을 다하는 플랫폼 교회가 되어야 한다.

위로와 회복

이런 구조적인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쳐버린 신자들과 세상 사람들에 대한 위로와 회복을 지향하는 목회다.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삶을 겪었다.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중에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했는데 서로 만날 수 없었으며, 직장 생활이든지 사업이든지 간에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

여행이나 여가 등 삶을 즐길 기회도 박탈당했다. 이렇게 코로나 팬데믹을 이겨내느라고 모두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영위해야 했고, 그러는 동안 삶의 불안과 상처가 커져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겪는 삶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필요하고,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목회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위로와 격려는 제한적이고 한계가 있다. 오직 성령의 임재에 의한 위로와 격려만이 근본적으로 우리를 살릴 수 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신자들이 전체 공동체 예배와 소그룹 모임에서 성령의 임재와 위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육신적 선교

내적으로는 교회에서 위로와 회복이 강조되어야 하지만, 외적으로는 교회의 본질적 특성인 선교를 멈춰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방식은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교회는 공감과 성육신적 정신으로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국 교회 신뢰도는 32%에서 21%로 급락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향해 복음을 흘려보내는 방식에는 구두 복음 전도와 사회봉사 두 가지가 있다. 두 가지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복음에 대한 수용성이 높을 때는 구두 복음 전도에 힘을 쏟아야 하지만, 복음에 대한 저항성이 높을 때는 사회봉사를 통해 불신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을 더 우선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위드 코로나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교는 사회봉사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지혜롭다. 미국의 저명한 교회성장학자 톰 레이너는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교회 사역의 변화를 다음 아홉 가지로 정리하였다.

(1)사역의 단순함, (2)교회 밖에 대한 관심의 증가, (3)소모임 증가, (4)‘멀티’ 교회로의 전환, (5)디지털 사용 능력의 필요, (6)가나안 신자들의 증가, (7)온라인 예배의 필요성 증가, (8)목회자 훈련 내용의 변화, (9) 차석 목회자 수요의 증가.

이 중에서 레이너가 말한 두 번째 내용, 교회 밖에 대한 관심의 증가가 바로 우리의 선교 내용이 되어야 한다. 그 방식은 공감과 성육신적 자세여야 한다.  

가나안 신자들과 MZ세대

목회와 선교의 대상 중에서 주목해야 할 두 그룹이 있다. 첫째는 위에서 레이너가 언급한 가나안 신자들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교회 출석 신자들이 급격하게 줄었다. 교회를 떠난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하나는 명목상의 신자들이다. 이들은 코로나 이전에는 형식적으로 교회를 다녔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예배에 참석하지 않게 되었으며, 다시 예배가 재개된 뒤에도 교회로 돌아오지 않았다.

또 다른 부류는 교회와 기독교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다가 코로나 상황이 전개되자 이를 핑계로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 가나안 신자가 되었다.

교회는 이들이 어떻게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목회와 선교 영역에서 효과적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목회와 선교의 대상 중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그룹은 다음 세대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교회는 젊은 세대를 많이 잃어버렸다. 교회마다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청년부가 무너지고 있다. 교회에서 이 세대들이 무너지면 한국 기독교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교회는 다음 세대인 MZ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진 이들로 강화된 자아의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간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삶의 의미와 행복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감행한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파이어(F.I.R.E.)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과 같은 용어들이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다.

또한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이들은 소비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며, 예민한 도덕적 감수성을 가지고 기성 사회의 어른들에게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며 도전한다.

이들은 점점 더 중요한 사회적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품과 윤리

교회를 떠난 가나안 신자들과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들을 어떻게 교회로 이끌 수 있는가?

교회는 종교 소비주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복음에 충실하며,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로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 (목회자, 장로들을 포함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꼰대’ 의식을 가지고 ‘라떼’를 노래하는 태도를 가진 채로는 교회를 떠난 가나안 신자들과 MZ세대를 교회로 불러들일 수 없다.

도널드 맥가브란은 새 신자들이 교회의 주인의식을 갖도록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을 리더십에 포함할 때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교회의 과감한 혁신과 개방성을 요구했다.

모든 교인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때 진정한 신앙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앞으로의 목회와 선교에서 성품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단지 교인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상업주의적 태도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사랑의 마음으로 섬기려는 태도만이 신자들의 공감을 얻고, 불신자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오리지널’(original)과 진정성(authenticity)이야말로 목회와 선교의 핵심이다.

최근에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목사 부부가 동선을 속이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자신의 이득을 얻기 위해 거짓으로 포장하고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 모습은 선교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부정한 돈 선거로 얼룩진 교단 임원 선거, 담임 목회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매관매직 행위, 목회 세습과 같은 비윤리적인 모습이 있는 한 그들은 교회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성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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