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변종 중 하나로 알려진 오미크론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그 주인공이 ‘목사 부부’이고, 또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 한동안 잠잠했던, 기독교계에 대한 비난 여론까지 들끓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먼저 해당 확진자들이 공항에서 지인의 차량으로 귀가했음에도 방역 택시를 이용했다고 거짓말한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사모인 A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역 택시를 이용하지 않은 것이) 잘못한 건가 걱정에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방역 택시를 타야 한다는 걸 몰랐다. 어떻게 타야 하는지, 어떻게 부르는지 몰랐다. 그래서 지인 차를 타고 왔다”며 “운전해준 지인이 (지난달) 25일 검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이후 증상이 나타나 29일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 바로 질병청에 알렸다”고 해명했다.

그들이 보다 신중하고 세심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은 남지만 일개 개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그 누구라도,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감염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 감염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확진자들을 과도하게 비난한다면,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을 더욱 조장할 뿐 아니라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확진자들이 거짓 진술을 한 것은 앞서 말했듯 분명한 잘못이지만, 그렇게 하게 된 배경에는 감염 후 쏟아질 비난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했다.

게다가 이번 확진자들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고 하며, 이들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당시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시행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마치 이들이 불법적이고 몰상식한 행동을 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해선 안 된다. 많은 언론들이 굳이 이들이 ‘목사 부부’임을 강조하는 보도 행태를 보이는 것도 유감이다.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편가르기하고 반기독교 정서를 부추기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에도, 국민 화합과 치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의 문제는 단지 육체적인 질병만이 아니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심적으로 지쳐 있고 날카로워져 있다. OECD 국가들 중 한국이 소위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불안, 우울,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도 있다. 이 국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바로 종교, 특히 기독교의 역할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그들의 영혼에 진정한 회복과 안식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교회 전체를 마치 반사회적이고 비정상적인 집단인 것처럼 매도해 버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정부가 이번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6일부터 4주간 일상회복 중단을 선언하고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하면서도 이번에는 예배에 대해서는 추가 제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디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이 기간 더욱 비상한 마음으로 철저히 방역에 임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이길 바란다.

교회는 이러한 때에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도움으로써, 자칫 비신자들이 교회를 오해하거나 신자들에 반감을 갖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예배를 지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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