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인생에 있어서도, 그리고 교회의 청년사역에 있어서도 수능만큼 중요한 사건은 드물 것이다.

수많은 청춘들이 초등학교 시절을 포함해 12년간 쌓아온 모든 노력을 이날 단 한 번의 테스트로 사회에서 평가받고, 또 이후로는 그동안의 많은 제약과 압박에서 벗어나 급격히 자유와 독립을 체험하는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에 있어서 지금부터 수험생들의 대학 입학까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때에 기독학생들이 탈선하거나 비기독학생들이 신앙을 갖게 될 가능성이 다른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수능 이전엔 교회마다 새벽기도회, 특별기도회, 안수기도회가 끊이지 않는다. 입시 광풍이 교회에까지 밀려 들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으나, 인생의 중요한 시험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의지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수능 전까지만 해도 수험생들을 위한 각종 기도회와 집회가 열리던 교회는 수능을 마친 이들이 세상에 나가 어떤 유혹과 시련을 겪는지는 별 대책이 없어 보인다.

극도의 긴장 속에 갇혀 있던 자녀들이 수능을 마치면 오락과 향락, 타락으로 빠져 들어갈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거리를 방황하는 고3 가운데 기도회에서 열심히 기도하던 그 사람이 포함돼 있지 않으리라곤 누구도 장담 못한다.

이들을 계도해야 할 교회와 학교 및 가정 또한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에 어느 정도의 탈선은 용인하는 분위기가 많아 더욱 그 같은 현상을 부채질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교회는 청소년들의 인생과 신앙을 진정으로 염려하며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수능 전에 활발했던 새벽기도회와 각종 집회를 재개해도 좋다.

이제 끝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이라는 각오로 고3들이 더욱 기도에 매진하게 하고, 특별히 성경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지혜와 교훈을 전해 주어야 한다.

말씀과 기도만큼 좋은 신앙 훈련은 없다. 교회에서 봉사하기 위한 달란트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에 집중해도 좋다.

찬양, 워십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고3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 개발시켜 주면 신앙적으로도 성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후에 교회를 섬기는 유용한 인적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웃을 돌보며 사랑을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다. 교회는 고3이 가진 탈출의 욕구를 건전한 방향으로 분출시켜 줄 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 승화시켜 주어야 한다.

학업에 매여 균형잡힌 자기개발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 진학 과정에서 바른 신앙을 세워가도록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믿는 고3들에게 이 기간이 위기라면, 믿지 않는 고3들에겐 기회다.

인생의 갈급함과 공허함을 절감할 이 때,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유일무이한 해답이다. 불신자 초청집회 같은 고전적 방법부터 대학부 청년들이 진행하는 영어 성경공부, 문화교실, 논술교실까지 교회는 펼칠 수 있는 모든 그물을 펼쳐서 전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이 개발돼야 한다. 특히 문화 컨텐츠와 SNS 등을 활용해 친근하게 접근하고, 막힌 담을 차근차근 허물어가는 매우 신중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 모든 과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교회와 교회 간에, 교회와 캠퍼스 선교단체 간에 긴밀한 네트워크와 협력이 필요하다. 서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해 한국교회의 기둥이 될 이들을 붙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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