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교회가 먼저고 집은 나중 일” 
운동교회 5대째 섬기는 뼛속까지 성결가문

청주 운동교회(기형선 목사)는 일제 강점기인 1934년 설립된 역사와 신앙이 뿌리 깊은 교회다.

이런 유서 깊은 운동교회에 5대를 이어 섬기는 ‘신앙의 명문가’가 있다. 바로 최한기 장로의 가정이 그 주인공이다.

최 장로의 조부인 최완식 장로부터 운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부친 최영국 장로, 그리고 아들 최동규 집사와 손자 규원까지 5대째 한 교회를 섬기고 있다.  

1대 최완식 장로로부터 3代가 장로로 사명을 다하고 있다. 1대 고 최완식 장로는 1932년 복음을 듣고 교회에 출석했으며, 운동교회의 개척부터 함께하여 해방 후인 1946년 장로로 장립했다.

한국전쟁 이후 교회가 부흥하자 현재 운동교회가 있는 땅을 헌납해 교회를 건축하게 했다.

최한기 장로는 “할아버지는 무조건 교회 일이 먼저이셨고, 집안일은 나중이었다”라고 회고한다.

최완식 장로에게는 아름다운 일화가 전해진다. 1964년 어느 초겨울, 그는 남주동 시장에서 청과물 상점을 하는 아들을 위해 곶감을 구매하러 경북 상주 화북면을 방문했다.

마침 수요일이라 그곳에 있는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갔는데, 교회 지붕이 없어 눈을 맞으며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들어가니, 설교하던 여전도사가 갑자기 “오늘 지붕 공사할 돈을 헌금하실 분이 오셨다”라고 하더란다. 하여 갖고 있던 돈을 세보지도 않고 망설임 없이 헌금함에 다 넣고는 집에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처럼 그는 청주와 청원 근방 여러 교회를 알게 모르게 섬겼다. 실제로 서문교회에는 1955년 6월 서문교회 2층 헌당을 기념해 헌납한 쇠종이 지금도 보관되어 있으며, 당시 집회 기록에도 ‘최완식 장로의 헌신적인 믿음과 신앙적 모범을 칭찬한다’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그는 1964년 말, 암 선고를 받은 뒤 병원 치료를 거부한 채 섬기던 교회에서 천국으로 가야 한다며 교회 내 작은 골방에서 투병 생활을 하였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믿지 않는 지인들이 병문안을 올 때 교회 땅을 한 번이라도 밟게 하기 위해서, 병문안 오는 이들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 그들을 전도하고자 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소천 한 달 전 더 이상 예배 참석이 어렵게 되자, 마지막으로 앞에 나와 특송으로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를 불렀다.

“이 찬송은 가족 주제 찬송이 되어 모임 때마다 부르면서 선대의 신앙을 추모하고 은혜를 나누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2대 최영국 장로는 아버지의 신앙을 직접 보고 배워 이어 나갔다. 주일학교 교사와 부장 등으로 헌신하였으며 1968년 9월 장로로 장립하였다.

명절 대목에도 주일에는 상점 문을 열지 않아 자녀들에게 주일성수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었다.

아들 최한기 장로는 “아버지는 평생 부모님께 순종하셨고, 저희 형제를 자전거 앞뒤에 태우고 매주 교회를 나가면서 열심히 교회를 섬기셨다”고 고백한다.

3대 최한기 장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신앙을 이어 1993년 9월 11일 장로 임직했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신앙을 흉내내다 보니 주님 일과 교회 일을 우선으로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내가 주님의 일을 우선으로 하니 주님께서 내 일을 우선으로 하셨다며 교장 진급이 빠르게 된 것도, 충북교원단체연합회 33대 회장 선거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되어 교사 복지 후생과 연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주님의 은혜라고 간증했다.

현재 음성 청소년수련원 원장으로서 바다가 주변에 없는 충북 학생들에게 해양 체험과 생존 수영 교육 등을 주로 실시하고 있다.

‘하나님이 지으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연마하도록 도와주자’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손들도 선대의 신앙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4대 최동규 집사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피아노를 좋아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교회 주일학교에서 반주했고, 6학년 때부터는 개척교회에서 반주 봉사를 했다.

피아노를 전공하게 되어 지금은 한 대학 음악과 교수이자,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고 있다.

최 장로는 “아들은 목회자의 딸과 결혼해 손자 규원이를 낳았고, 5대째 운동 제단에서 집사로 섬김을 배우고 있다”라며 “저는 딸과 아들 내외에게 십일조를 꼭 하라고 강조했는데, 자녀들이 순종해 큰 금액을 헌금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한기 장로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하신 말씀처럼, 사회가 어렵고 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주님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처음엔 손해와 실패 같아도, 최종 결과는 선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 어렵더라도 확신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대대로 이어 온 굳건한 신앙의 진수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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