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사명 위해 묵묵히 섬겨라” 신앙 유산 계승
‘소리없이 섬기는 소명’으로 명문 신앙가 이뤄

1대 장로 고 노태헌 명예 장로(문지교회)와 2대 노성방 장로(대전태평교회), 3대 노진우 장로(대전태평교회)
1대 장로 고 노태헌 명예 장로(문지교회)와 2대 노성방 장로(대전태평교회), 3대 노진우 장로(대전태평교회)

 

“힘들어도 불평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묵묵히 맡은 사명을 다하는 것. 이것이 할아버지가 보여주신 신앙입니다. 또 제가 이어가고 싶은 신앙의 유산입니다.”

노진우 장로(대전태평교회‧49세)는 조부 고 노태헌 장로(문지교회 명예)를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교회 일이라면 언제나 앞장서 일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 노성방 장로(대전태평교회 원로‧77세)도 그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아 1988년 장로로 장립된 이후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으로 헌신해 원로장로로 추대된 지금도 교회에서 ‘점잖은 장로님’으로 통한다. 올해 6월 신임 장로가 된 노진우 장로는 아직 초보장로지만 ‘소리없이 섬기는’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고자 한다. 

3대 장로 노진우 장로는 “모태신앙으로 자라서 신앙과 떨어진 삶은 아니었지만 사실 열정적인 신앙인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장로장립을 준비하며, 또 장로가 된 후에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삶을 보여주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신앙을 나도 이어가며 묵묵히 맡은 일에 충성하고 더 섬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노 장로는 대전에서 살면서 고속열차를 타고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대전태평교회에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바로 서울로 출근할 정도로 열심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벽기도마저 드리지 못하게 된 이후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지만 고된 줄도 모르고 신앙생활을 해온 것은 오랜 시간 탄탄하게 자리잡은 가문의 신앙 유산의 영향이 컸다. 증조모가 대전 문지교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래 후손 3대가 장로가 되었으니 이 가족의 기도와 신앙의 깊이를 따져보지 않아도 될 정도다. 

1대 장로 고 노태헌 명예장로는 대전 지역에서도 오랜 역사를 품은 문지교회에서 첫 손에 꼽히는 ‘존경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노 장로는 공직생활을 하다가 농부로 전향해 반평생 농사를 지었다. 철마다 수확한 가장 좋은 작물은 담임목사에게 선물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던 노태헌 장로는 문지교회에서 누구보다 교회 일에 앞장서 헌신했던 인물로 통한다. 

문지교회가 지금은 대덕연구단지로 개발된 문지동에 번듯하게 세워져 있지만 노진우 장로가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19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버스가 하루에 한대 정도 들어오던 오지였다.

하수시설도 없어 물이 차기 일쑤라 교회에 가려면 작은 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노태헌 장로는 달빛과 별빛을 의지하여 험한 산길을 오르고 논밭 길을 가로질러 매일 새벽기도를 다녔다. 

2대 노성방 원로장로는 “매일 새벽 집을 나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면서 “예배와 기도, 전도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아버지 신앙이 그대로 자식들에게 전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사로 오랫동안 헌신하다가 67세의 늦은 나이에 장로로 장립된 노태헌 장로는 장로가 된 이후에는 더 열심히 교회를 섬겼다. 노방전도하고, 아파트 전도할 때 누구보다 앞장서 전도에도 나섰다. ‘장로’이기에 성도들에게 더 본이 되고자 한 것이다. 

2대 노성방 장로 장로장립식. 고등학교 시절 노진우 장로가 아버지 장로장립식에 함께.

 

이런 신앙은 자식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2대 장로 노성방 원로장로는 부인 박종순 권사와 함께 태평교회가 대전 태평동의 가정집 안방에서 개척할 때부터 꾸준히 교회를 섬겼다.

조금씩 성도의 수가 많아져서 아담한 예배당을 짓게 되었을 때는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 당시 젊은 성도의 리더였던 노성방 장로를 중심으로 성도들이 시간이 날때마다 건축현장에서 직접 벽돌도 나르고 곡괭이와 삽을 들고 교회건축에 참여했다. 조폐공사에 오랫동안 재직했던 노성방 장로는 일과를 마치면 건축현장으로 달려와 성도들의 봉사를 이끌었다. 

3대 노진우 장로는 “조부님과 아버님을 통해 물려주신 믿음의 유산을 잘 지키고 키워 이제 이전보다 더 겸손한 마음과 헌신의 자세로 교회를 섬기며 이웃을 돌보고 전도에 힘쓰는 장로 가정이 되겠다”면서 “저희 가문에 허락하신 3대장로라는 타이틀이 단지 명예스런 직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리신 청지기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성결한 삶, 베푸는 삶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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