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지팡이

     하도균 교수
 (서울신대 전도학)

모세가 “죽으면 죽으리라”는 십자가 정신으로 작은 것이라도 의지하던 모든 것을 내려놓자 보통의 지팡이는 ‘하나님의 지팡이’로 변화되었다. 하나님은 모세를 불타는 떨기나무 아래서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모세의 이름을 불러주시며 사명을 주셨습니다. 상처가 있는 애굽으로 가서 히브리 민족을 구해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세계 최강대국 중 하나인 애굽에서 히브리 민족을 구해오기 위하여 어떠한 무기나 군사, 그리고 사람을 살 수 있는 돈을 주시지도 않고, 또는 주변의 강대국을 붙이시지도 않은 채 그들을 구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너무나 황당한 일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허락하신 하나는 모세가 양을 칠 때 의지하고 사용해 왔던 지팡이였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애굽을 향하여 떠났을 때 그 지팡이는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모세가 그의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모세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출 4:20) 하나님의 지팡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해 주시겠다고 보여주신 증표가 지팡이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답입니다.

그렇습니다! 무기를 주시지 않고, 돈을 주시지 않고, 사람을 붙이지 않으셔도 하나님만 함께 하시면 됩니다. 그분이 창조주이시며 이 세상의 주관자이시고, 그분에게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모세는 모든 것을 준비해서 애굽으로 들어간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고 애굽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지팡이는 어떻게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었을까요? 하나님은 모세가 애굽에 가기를 주저할 때, “네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셨습니다. 그것은 지팡이였습니다.

이 지팡이는 나이 든 모세가 몸을 의지하고, 대적이 올 때는 무기도 되며, 양을 칠 때는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였습니다. 모세에게 지팡이는 가장 가까이에 두고 사용했던 의지하는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먼저 땅에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그동안 네가 붙잡았고, 의지했던 것을 내려놓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붙잡으라’는 뜻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네가 의지해 왔던 것을 내려놓으라”는 명령입니다. 이것이 십자가를 지는 자세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내가 의지하였던 모든 것을 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것이지요.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하나님은 땅에 던져진 지팡이가 뱀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뱀의 꼬리를 잡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모험입니다. 뱀을 잡아본 분들은 뱀을 잡을 때 뱀의 머리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아실 것입니다. 뱀의 머리를 잡아야만, 뱀이 꼼짝하지 못합니다. 만약 뱀의 꼬리를 잡으면 당연히 물리게 됩니다. 뱀에게 독이라도 있으면 죽음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지팡이를 뱀으로 변하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뱀은 모세가 이겨내야 할 대상인 파라오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집트의 황제인 파라오는 태양의 아들이며, 파라오의 상징물이 뱀입니다. 그래서 ‘투탕카멘의 가면’에서 볼 수 있듯이 코브라가 파라오의 이마 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뱀은 사탄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모세에게 뱀의 꼬리를 잡으라고 명령하시는 이유는 모세가 상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성과 논리를 내려놓고, 모세를 대신하여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모험을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논리만으로는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습니다. 그때에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이 필요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모세에게 가르쳐주시려 했던 것 같습니다.

모세가 꼬리를 잡자, 뱀은 다시 지팡이로 변하였습니다. 파라오의 상징인 뱀, 그리고 사탄의 상징인 뱀을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뱀의 꼬리를 잡은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행한 순종입니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십자가 정신입니다.

결국 두 번에 걸친 내려놓음과 자기 포기의 과정을 거친 모세의 지팡이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상징인 ‘하나님의 지팡이’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모세는 하나님과 함께 그 지팡이를 잡고서 애굽으로 떠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보여주시면서, “모세야, 불안해하지 마라. 걱정하지 마라. 반드시 내가 너와 함께 하노라”라고 말씀해주시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모든 것을 행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이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붙잡은 모세와 같이, 하나님의 지팡이를 붙잡을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어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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