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 세미나 열어 … “성결교회 영성회복과 영적성장 기여”
프랑스 떼제 공동체·북미 영성지도 등 영성흐름 소개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내에 기독교 영성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영성목회 증진을 위해 기독교영성연구소(소장 김희성 교수)가 공식 개소했다.

기독교영성연구소는 지난 5월 16일 성봉기념관에서 연구소 발족 및 존 웨슬리 회심 기념 세미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서울신대는 웨슬리 신학과 성결교회 전통에 근거한 영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성 관련 주제들을 연구하고 영성회복과 영적 성장에 기여할 목적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기독교영성연구소는 이를 위해 매달 ‘영성의 고향’ 모임을 비롯해 영성세미나 개최, 학술지 ‘기독교 영성신학’ 출간, 계간지 ‘영성 마을 이야기’ 발간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석성 총장은 “성결교회는 체험을 강조하고 삶을 강조했다”면서 “기도와 더불어, 삶으로,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른 영성이며, 서울신학대학교가 이 깊은 영성의 의미를 실천하는 영성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소 예배에 이어 ‘그리스도의 영성을 찾아서’를 주제로 개소 및 웨슬레 회심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신한열 수사(프랑스 떼제공동체), 이강학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등이 발제했다.

‘젊은이들이 왜 떼제로 가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신 수사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있는 떼제 공동체를 소개했다.

떼제공동체는 개신교 여러 교파 출신과 가톨릭 신자들이 매일 함께 기도하고 노동사역을 하면서 수도생활을 하는 곳으로 2차 세계 대전 후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그리스도의 화해의 사역을 전파하기 위해 스위스 개혁주의 목사 로제에 의해 시작되었다. ‘기도하고 일하라, 하나님 나라가 오시도록’이라는 모토로 기쁨, 단순-소박함, 자비라는 생활영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신뢰의 순례를 조직해 매년 유럽과 세계 곳곳을 순례하며 마음의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신 수사에 따르면 떼제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제일 소중한 체험은 ‘공동기도(예배)와 침묵’이다. 시편과 성경 말씀, 중보 기도와 주기도문, 여러 곡의 찬양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 예배의 특징이며, 긴 침묵의 시간이 있다는 것도 독특한 특징이다.

 신 수사는 “떼제공동체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대의 표징을 찾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교회와 인류 안에서 일치의 비유, 하나님 나라의 징표가 되면서 젊은이들과 더불어 이 땅위에서 신뢰의 순례를 계속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학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교)가 ‘영성 지도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강학 교수는 “영성은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삶과 경험”이라며 “하나님께 보다 더 가까이 나아가기 위한 인간의 모든 행위들을 영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대 기독교인은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고, 명상과 침묵, 관상기도 등 내적인 추구에 몰입하는 등 영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영성지도는 다양한 영적 추구 안에서 성령의 역사를 잘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영성훈련”이라고 소개했다.

북미지역에서 출판된 현대 영성지도 자료들을 분석하며 영성지도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 교수는 “현대 영성지도는 전통 안에서 그 뿌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역사적, 교단적 정체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영성지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극복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 영성지도란 한 성숙한 기독교인(영성지도자, 디렉터)과 다른 기독교인(피지도자, 디렉티)이 맺은 계약적 관계의 과정이다”면서 “이 관계를 통해 피지도자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하며, 하나님의 뜻을 식별(discernment)하고, 깨달은 대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정의했다. 또 영성지도는 내적 추구와 오순절적 은사 체험에 대한 관심이 높으면서 사회 참여와 실천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공존하는 가운데서 성령의 역사를 잘 분별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영성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사회 참여에 대한 한국 교회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칫 사회활동에만 전념하다가 영적 뿌리를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는 만큼 영성지도를 통해 내적, 외적으로 균형 잡힌 영성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또 “서울신대 내에 영성연구소가 설치되는 것은 영성지도 사역이 한국교회에 적용되는 좋은 통로가 되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웨슬리의 영성지도를 기반으로 현대적 영성지도를 연구하고 한국교회 목회현장에 접목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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