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37:12~24)

이스라엘은 물이 귀한 나라입니다. 성경에서는 물 저장소를 흔히 고달픈 인생에 비유하거나 자기노력, 자기 수고의 상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성경은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이 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 2:13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물을 아무리 잘 저축해 놓는다 할지라도 새어나가는 물을 어찌 할 수 없는 인간의 헛된 수고와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물 저장소의 컨디션을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물이 꽉차있는 상태, 두 번째는 물이 없이 진창일 경우(렘 38:6), 세 번째는 물이 완전히 마른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물 저장소에 빠지게 된다면 컨디션에 따라 즉시로 익사하든지 추위와 배고픔에 서서히 죽든지, 시간차만 존재할 뿐 물 저장소에 빠지면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 했지만 형제들의 미움을 샀습니다. 야곱은 요셉에게만 채색옷을 입혔습니다.

야곱이 지어 입혔던 채색 옷은 색동옷이 아닙니다. 노동하기 적합하고 편안한 옷이 아니라 관리자 용도의 옷입니다.

채색 옷을 입은 요셉이 한 일은 형제들의 일상을 아버지에게 고하는 것입니다. “그가(요셉) 그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말하였더라.”(37:2) 그래서 형제들은 요셉을 향하여 “샬롬” 인사조차 건네기 싫을 정도로 미워하게 되었습니다.(4절)

요셉은 아버지의 사명을 받아 도단에서 양떼를 먹이고 있는 형제들에게 찾아갔습니다. 형제들은 그렇게 찾아간 요셉을 물 저장소에 던져 넣었습니다. 요셉에 대한 미움 때문이었습니다. 형제들이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 넣은 것은 죽음을 염두에 둔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스러운 사실은 그 구덩이는 물이 없는 빈 구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속에 물이 없었더라.”(24절)

이 말씀 한마디는 단순히 물 저장소의 컨디션을 설명해주려는 것이라기보다 지금 악한 조건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해 주려는 것입니다.  

구덩이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 건져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 우리는 죄의 구덩이 속에서 시간차만 존재할 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입니다.

성경에 이름과 같이 죄의 댓가는 사망이고 그 죽음으로부터의 구원은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빈 구덩이에서와 같이 아직 호흡이 있다면 건짐을 받을 기회가 여전히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빈 구덩이는 하나님의 은혜인 것입니다. 빈구덩이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가 작용하고 있었던 공간입니다.

만약에 그 상단이 애굽이 아닌 길르앗으로 향하던 길이었다면 요셉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 은혜의 시작이 바로 ‘빈 구덩이’였던 것입니다.

꽉 차도 좋을 일이지만 때로는 우리에게 빈 것도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섭리를 볼 수 있기 떄문입니다.

빈 구덩이에 던져졌다면 “이제 끝장이다!” 스스로 결론 내리지 말고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역사하심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전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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