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하나님 사랑 전하고 싶어” 
화가서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변신
꿈 잃고 좌절하는 어린이·청년 섬기고 파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성결인이 있다.

최지영 씨(성락성결교회·사진)는 미국의 드림웍스(DreamWorks) TV 애니메이션에서 비주얼 디벨롭먼트 아티스트(시각개발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시각적 요소들을 사용해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더욱 호소력 있게 만드는 역할이다.

지영 씨는 작품 스토리에 맞는 배경이나 소품을 디자인하고, 색채와 빛을 통해 스토리 상의 감정선을 표현해 내는 일을 주로 한다.

작가들이 대본을 쓰면 스토리만 있는 단계인데, 그녀는 스토리에 필요한 세계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지영 씨가 완성한 디자인을 보고 3D 아티스트나 애니메이터가 캐릭터를 움직이고 카메라 앵글을 바꿔가면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녀가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은 불과 6개월 전부터다.

사실 그녀는 어릴 적엔 미술 선생님이나 화가를 꿈꿨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취업이 잘 되는 디자인학과 실기를 준비할 때도 홀로 회화과를 고집하여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첫 작품 전시회에서 6개월이 걸린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이 단 3초만 보고 지나가는 모습에 엄청난 회의감과 공허함을 느꼈다.

이 같은 경험으로 순수미술의 한계를 절감한 지영 씨는 신앙 안에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전에는 자신을 위해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는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다는 갈망을 갖게 된 것이다.

이후 지영 씨는 어린아이부터 어른,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보면 이해할 수 있고 호소력이 강한 비주얼 스토리텔링(visual storytelling)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애니메이션이 이에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결심은 그녀가 2015년 세계 애니메이션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가는 계기가 됐다.

유학생활은 생각했었던 것보다 험난했다. 유학 첫해 아버지가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또 언어와 문화적 장벽, 실패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5년의 유학생활 내내 마음 고생이 심했다.

지영 씨는 월트디즈니가 세운 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2억원에 달하는 학비가 너무 비싸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 편입했다.

그곳에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강의를 들었지만 영어로 글을 읽고 쓰는 수업들을 더 많이 들어야 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인턴십과 견습생 프로그램 등 취업의 문이 닫혔다.

설상가상으로 유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경우 자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좌절감을 맛보았다.

당시 지영 씨는 시편 25편을 매일 밤 묵상하며 약속의 말씀을 붙들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매일 하루 10~12시간씩 포트폴리오 작업에 집중했다.

하나님이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주실 거라는 믿음을 갖고 더욱 열심히 인터넷에 그림을 올리고 여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드림웍스 인사팀에게서 연락이 와서 TV 아트디렉터와 인터뷰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취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 3월 드림웍스 TV 아트디렉터에게 포트폴리오를 보냈는데. 프리랜스 아티스트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드림웍스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아직 사회초년생인 지영 씨는 애니메이션을 더 많이 배워 경력과 실력을 쌓아서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일을 하고픈 꿈을 갖고 있다.

그녀는 또 꿈은 있지만 막막한 현실 때문에 좌절하는 많은 어린이와 청년들을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예전에는 엄청난 일을 해내고 싶었는데 지금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그리면서 살고 싶어요. 늘 하나님을 의식하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알리면서 진심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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