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처럼 아낌없이 나누고 싶어”
“꿀벌들이 부지런히 다니며 꿀을 모아 사람들에게 좋은 꿀을 제공하듯이 저도 많은 교회와 교인들을 섬기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서혜양봉원 대표 박귀서 장로(검단우리교회·사진)는 일 년이면 만병 이상의 꿀을 판매하는 국내 최고의 양봉업자 중 한 사람이다. 판매량도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이지만 이웃 양봉업자가 팔지 못하는 꿀을 대신 팔아줄 정도로 많은 신뢰도 얻고 있다.
양봉으로 얻은 수익금을 본인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면 아주 넉넉하게 살 수 있지만 그의 눈은 늘 작은교회와 소외이웃을 향해 있다. “나보다는 교회와 이웃을 섬기는 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박 장로는 작은교회 중 건축헌금이나 선교비 마련을 위해 꿀이 필요하다면 최소 금액으로 제공한다.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추지 못할 때는 주문량보다 더 보내준다. 개인의 이익보다 교회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어 선교에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다른 곳에 비해서 싸게 판매한다고 품질이 떨어지거나 수입산이 섞여 있는 꿀이 아니다. 오히려 대기업이 판매하는 꿀보다 더 높은 당도와 100% 국내산을 자랑한다. 이렇게 좋은 꿀을 싼 가격에 공급하니 교회 바자회 때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한번 주문한 교회는 꼭 다시 찾을 정도로 박 장로의 꿀은 많은 사람에게 정평이 나 있다.
박귀서 장로의 이런 나눔은 아버지 박승태 장로부터 배운 것이다. 직업 군인이었던 박승태 장로는 은퇴 후 강원도 방산에서 양봉을 시작했는데 당시 재정이 필요한 작은교회에 아낌없이 제공했다. 무료로 공급하지는 못해도 꿀을 팔아 작은교회 재정에 도움이 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최소 금액만 받았고 그런 나눔이 대를 이어온 것이다.
박귀서 장로는 “아버지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교회들이 지금도 우리 꿀을 찾고 있다”며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내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박 장로는 교회에서도 일등 머슴이다. 강원도 양구에서의 거리 때문에 매일 출석하지는 못하지만 새벽예배에 나올 때면 새벽 4시 전에 교회에 도착해서 예배 준비를 마친다. 예배당 온도조절부터 강대상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목회자가 사용할 컵을 닦는 것도 그의 몫이다.
예배당 등 교회 건물을 수리할 곳이 있으면 사비를 들여서 조용히 고치고 교인 중 아픈 사람을 몰래 돕거나 소외이웃에게 필요한 물건을 지원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마니또’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누군지 모르게 사람을 돕고 선물하는 마니또와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쯤이면 충분히 나누고 사는 것 같은데 박 장로는 “아직도 멀었다”고 고백했다.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하고 싶은 일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재정의 복을 더 주시면 지금보다 더 많이 나누고 섬기고 싶다”며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하신다고 생각하고 더 겸손한 일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