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입장에서 선배 목사님들은 어떻게 목회하셨을까? 알아보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부분은 닮아가고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고, 아쉬운 부분은 지금의 자신과 대비 시켜 경계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여러 인물 중에 오늘의 목회자와 연계해 볼 수 있는 한 분, 엘리사 목사님(?)의 초창기 목회 시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엘리사 목사님은 스승인 엘리야의 영감과 능력을 갑절로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요단강을 이리저리 갈라지게 하고, 곡식을 익지 못하게 하는 나쁜 물을 좋은 물로 바꾸는 기적을 직접 행하기도 했습니다.

엘리야가 승천하자, 자기 옷을 찢어 버리고, 스승인 엘리야가 수십 년간 입었던 누더기 같은 가죽옷을 자기가 입었습니다.

그런데 누더기 같은 그 가죽옷을 엘리야가 입었을 때는 그 자체가 권위와 존경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얀 수염에, 누더기 같은 가죽옷은 청빈과 거룩함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엘리야가 지나가면 두려움과 떨림으로 그를 대했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누더기 같은 가죽옷을 엘리사 목사님이 입었을 때는, 누가 봐도 노숙자, 걸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존경을 나타내기보다는 조롱과 비웃음으로 대했습니다. 엘리사 목사님이 왜? 이 누더기 가죽옷을 입었겠습니까?

영감과 능력의 근원은 성령입니다. 엘리야의 그 가죽옷이 아니었습니다. 엘리사 목사님도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스승의 그 가죽옷을 입은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엘리야의 영적 후계자다. 내가 바로 엘리야보다 갑절의 영감과 능력을 받은 사람이다. 나를 제대로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목회하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흔한 실수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얼마나 능력이 많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하며, 똑똑하고 잘 준비된 사람인가? 인정해 주고 존경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여전히 세상과 성도들은 목회자들을 수준 이하로 대하고 우습게 여길 때가 많습니다.

엘리사 목사님도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아직 젊은 시절, 검은 수염에 스승의 그  누더기 가죽옷을 입고, 대머리에 맨발. 수행자의 모습으로 길을 가던 중에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사람들이 존경과 두려움으로 자기를 대해 주기를 원했던 엘리사 목사님의 내면은 모욕감과 분노로 가득 찼습니다.

순간 뒤를 돌아보고 그 아이들에게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숲에서 암곰 두 마리가 나와서 42명의 아이를 죽였습니다.

순간의 모욕감을 참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할 때, 42명의 영혼이 상처를 입거나 영적으로 죽거나, 신앙을 떠날 수가 있음을 경고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됐건 그만한 실력도, 영적 능력도, 인격적 성숙함도 없이, 존경과 사랑만 받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두려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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