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중석은 텅비어 있어 응원이나 환호성, 박수 소리 하나 들리지 않지만, 선수들은 뛰고, 구르고, 달린다. 구슬땀을 흘리며 앙다문 입술은 저마다 최선의 노력을 다쏟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개막이 가능하기나 할까하고 많은 사람에게 의심을 던져주었던 ‘2020도쿄올림픽’이 폐막을 향해 매일 코로나19의 감염자를 몇 천명씩 쏟아내는 일본에서 강행되고 있다.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이라는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 지난 1일 육상 남자 800m 경기가 있었다. 달리던 두 선수가 발이 걸려 쓰러졌다. 두 선수가 다시 일어섰을 때 다른 선수들은 이미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었다. 두 선수는 서로 부축한 채로 일어나 어깨동무하듯 어깨를 감싸안고 남은 거리를 뛰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이들의 골인을 환영해줬고 중계방송하던 방송에서는 “최고의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 교단의 총무를 뽑는 선거와 올림픽의 800m 경주를 직접 빗대어 말하기는 무리겠지만 왜, 교단의 총무선거는 어깨동무로 끝날 수 없는 것인지 왜, 그 결과는 언제나 사회법의 판단에 의해서만 매듭지어져야 하는지 최근의 몇차례 총무 선거는 관전자의 입맛을 쓰게 했었다. 법원은 지난 해에 치러진 총무 선거의 무효를 선언할 근거는 없다고 판결했다. 그렇다면 이 판결이 총무 선거 논란의 종착점이 될 수 있는가를 많은 성결인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 “my better half”라는 말이 있다. 대체로 남편이 자신의 아내를 소개할 때 사용한다. 그 의미를 굳이 밝힐 필요는 없으리라. 그래도 한마디는 묻고 싶다. 총무 경쟁에 나서는 이들은 우리 성결인들의 믿음의 지도자이신 분들인데 상대편이 아내가 아닐지라도 같은 교단 소속의 ‘나보다 나은 반쪽’이라는 이해 위에서 선거를 치루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것은 도대체 불가능한가를…

▨… 어깨동무를 하고 결승점에 들어오듯 총무 선거 결과를 수용하는 성결인 지도자를 우리는 만나고 싶다.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가 성결인이기에 오직 성서가 다스리는 신앙 안에 있다고 믿고 싶다. 일본 기독교 신앙의 표상인 미우라 아야코가 일본 기독교 신앙의 모범이라고 소개하는 대학 학장직의 한 여인이 있다. 야지마 가지코라는 이름의 그 여인이 말했다. “당신들에게는 성서가 있습니다. 성서가 당신들을 다스릴 것입니다. 그리고는 모든 교칙을 폐기해버렸다.” (미우라 아야코,「나는 비록 약하나」)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