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5:1~6)

목회자라면 선배 목사님들은 어떻게 목회를 하셨을까?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선배들 말고, 좀 먼 선배들, 그중에서 성경의 한 인물 베드로 목사님(?)의 목회는 어떠했을까?를 묵상해 보았습니다.

베드로 목사님은 예수님과 3년간 동고동락했습니다. 지금으로 하면 3년제 M.Div 과정을 졸업한 셈입니다. 지도교수는 예수님이고 동기생은 모두 12명, 그중에 한 명은 과격한 신학에 빠져서 목회에서 이탈하고, 나중에 맛디아라는 청강생 한 명이 뒤늦게 학력 인정을 받고 12명이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기생 중 소위 선발주자가 베드로 목사님이었습니다. 베드로 목사님은 오순절 날 성령의 권능을 받고, 한번 설교로 3,000명, 또 한 번 설교로 남자만 5,000명, 여자와 어린이들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만 5천 명 정도 되는 사람을 구원한 사람이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서 2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는 초대형교회를 일군 목사님입니다. 목회적인 어려움이나 좌절, 실패, 한 영혼에 대한 간절함 같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목사님은 이 당시 스스로의 영적 위치를 아주 높게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도들과 눈을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목회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일어난 사건이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입장에서 보면, 시대와 목사님을 잘못 만난 것이었습니다. 만약 오늘날 우리가 다니는 교회에 아나니아와 삽비라 집사 부부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땅을 팔았는데 10억원을 받아 그중에 십일조 1억원만 헌금해도 우리는 그 집사님 부부를 두고 “요즘 이런 분들 없습니다”라고 칭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십일조도 아니고 그 절반인 5억원을 헌금했다면, 더욱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모범적인 분들, 말씀대로 사는 분들, 신앙적으로 본받을 만한 분들입니다”라고 두고두고 자랑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영적 위치를 스스로 높게 잡고 있던 베드로 목사님의 시각에선,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땅값의 절반만 드리고도 전부 드렸다고 하는 이 행위는 성령을 속이는 것이고, 처음 시작하는 초대교회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회개를 권고하여 보다 더 진실한 믿음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지도 않고, 두 사람을 정죄하여 현장에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베드로 목사님에게도 큰 충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 목사님은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원하는 영적 능력이나 세상이 바라는 도덕적 성숙함도 없는 허허한 모습이면서도, 스스로의 영적 위치나 지적 수준을 높게 생각하며, 자신의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하는 현실과 세상을 탓하고 있는 이 시대의 또 다른  당시의 베드로 목사님이 혹시 내가 아닐까? 주님 앞에서 부끄러운 성찰을 애써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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