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믿음과 리스크 

성경이 말하는 인생관은 첫째, ‘위탁받은 것(청지기)’, 둘째, ‘유한함(나그네)’, 셋째, ‘시험’입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민족과 개인이 시험을 통해 성장한 후 믿음의 거목이 되어 열방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모든 과정은 믿음에 관한 시험인데요. 믿음이 성숙했다고 시험이 끝난 건 아닙니다.

헬렌 켈러는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신앙인에게 모험과 도전의 뿌리는 ‘믿음’입니다. 여기서 질문 앞에 섭니다.

“당신은 안전 지향형인가? 위험 선호형인가?” 아니면 “안전과 도전의 균형을 갖춘 사람인가?”

아브라함은 안전지대인 갈대아 우르를 출발해서 중간지대인 하란에서 십여 년을 보낸 후 가나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175년간 열여섯 번의 이주와 열일곱 번의 크고 작은 시험을 겪었는데요. 과정 없이 복의 모델과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아닙니다. 두렵지만 ‘도전’으로 발을 옮기면 ‘도전’이 삶을 이끕니다.

확실성을 추구하는 사람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불확실성을 선택한 자의 미래는 확실하다고 했는데요. 믿음의 도전을 망설인다면 실패가 두려워서일 겁니다.

실패를 경험과 배움으로 읽고 하나님의 광야학교로 해석하지 않으면 패배 의식에 사로잡힙니다.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기준은 ‘믿음, 결단, 순종’입니다.

딜레마는 모든 믿음, 결단, 순종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거예요. 선택과 결정을 하고 도전의 순간을 맞이하기 전, 리스크를 감당할 수준인지 아닌지를 진단하고 고려해야 합니다. 가용자원, 주어진 시간, 금전적 차변과 대변, 구성원의 수준과 능력을 계산해야 합니다.

달라스 윌라드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는 세 가지 기준점을 환경, 성령의 감화, 성경 말씀이라고 했습니다. 성령의 감동을 말씀과 환경을 통해 검증하지 않으면 신비주의자가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빚지지 않는 목회를 하겠다.” “빚 갚고 나서 하겠다.” 좋은 말이지만 돈 때문에 시간과 기회를 놓칠 수 있지요. “한 사람만 반대해도 하지 않겠다.” 선한 말로 들리지만 한 사람 의견 때문에 공동체의 미래가 묶이기도 합니다.

로고스교회도 개척 12년 만에 큰 결단 앞에 섰는데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두 가지 소리가 들렸답니다.

“잘못되면 목회 끝장난다.” 다른 하나는 “나는 너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 보좌 버리고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와서 죽었는데 너는 나를 위해 빚도 못 지겠니?” 회개하고 믿음의 도전을 했습니다.

2, 3년간은 부채와 이자로 인한 압박으로 우울증까지 앓았습니다.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불확실성에 믿음으로 몸을 던졌더니 저를 만들어 갔습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믿음의 도전에서 승리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하나님의 은혜”라고 대답하진 않겠습니다. 이 대답이 가장 신실한 믿음의 고백 같지만 “건축이나 예배당 이전 후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에 넘어간 교회는 은혜가 없었단 말인가?”라는 반대 질문에 아직 답을 내지 못했답니다. “그렇다면 능력이 남달랐던 것인가?” 그건 더더욱 아닙니다.

기억을 소환하자면 성령의 감동, 환경(성도 대다수의 동의),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지불해야 할 대가가 컸어요. 믿음의 도전과 함께 ‘버릴 것 리스트’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버렸습니다.

국내외 집회 초청, 생방송 진행, 갖가지 모임에서 청하는 상당수의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대로 표현하자면 놀아도 교회에서 놀았습니다. 선배의 가르침을 경청했고 독서를 통해 지식의 반감기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가 임했습니다.

추진하는 일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일이라 할지라도 실패한다면 타이밍과 함께 하나님과의 관계의 친밀감을 점검해야 할 텐데요. 성령이 함께 하시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고,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시면 쉬운 일도 불가능합니다. 경험했던 일이라고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닙니다.

능력과 역량을 주시라고 기도하면 성령께서 믿음을 심장에 이식시키시는 게 아니라 불가능한 미션을 감당해 가는 과정 중에 믿음을 더해 가십니다. 인생도 사역도 한 번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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