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처럼 어머니처럼 … 친밀감 가져야 갈등 예방
‘구박’보다 ‘동맹’으로 한편 맺기 … 아들·남편 역할도 중요

 #1. 김정희 권사(가명)는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오면 한숨부터 나온다. 두 아들을 가진 김 권사는 아들 모두가 믿지 않는 가정의 여성과 결혼해 결혼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겠다고 약속하는 며느리들의 말을 믿었고 일단 결혼을 시켰지만 결혼 후 태도를 바꾼 며느리들 때문에 매일 한숨을 쉬는 것이다. 주말마다 야외로 놀러다니며 아이들과 아들까지 교회를 다니지 못하자 더욱 며느리가 야속하게 느껴지지만 잔소리로 들릴까봐 교회 다니라고 말하기도 힘들다고 김 권사는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2. 정석원 집사(가명)는 요즘 며느리들의 태도를 이해하기 힘들다. 어른이 있으면 먼저 섬기고 보살피는게 젊은이들의 자세라고 배웠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 가정, 자기 가족밖에 모르는 것 같다. 정 집사네 며느리도 시댁에 오면 자기네 아이들 보살피는데만 정신 없고, 할머니나 시댁 식구들이 뭘 먹고 마시는지 관심조차 없는 듯 보인다. 자꾸 잔소리하면 가끔 오는 시댁 방문도 껄끄럽게 여길 것 같아 꾹 참고 넘어가지만 점점 속이 상한다.

#3. 올해로 결혼 6년차인 최정인 씨(가명)는 전화가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시도때도 없이 전화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놀라는 것이다. 특히 유치원생 손자의 교육부터 옷 스타일, 자신과 남편의 옷 매무새부터 헤어스타일까지 일일이 코치하는 시어머니의 지나친 관심은 최 씨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관심은 이해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자신을 무시하는 듯 느껴지는 것. 어른들의 말이라고 무조건 공경하고 받아들여야하는지 답답하고 화가 난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며느리를 본 어머니라면 크거나 작게 고부갈등을 경험하곤 한다. 갈등의 크기만 차이날 뿐 갈등 없는 가정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사위와 장모 사이를 가리키는 ‘장서갈등’도 존재한다고 하니 가족이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대사처럼 ‘시월드’ 입성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고부갈등은 모든 갈등이 상대의 문제이며, 상대의 부족함에서 벌어진 것으로 치부해버리기 때문에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행히 고부갈등에도 해결방법은 있다. 하이패밀리 치유상담센터 김향숙 원장은 “고부관계에 정답은 없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기만의 노하우로 새로운 고부스타일을 창조해 고부행복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복한 고부관계 만들기-시어머니 편

고부갈등이 고부행복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하이패밀리는 시어머니들에게 ‘아들을 떠나보내고, 며느리와 한편을 맺으라’고 강조했다. 아들과 평생 함께 살아갈 대상이 자신이 아닌 며느리임을 기억하고 아들 가정의 주도권을 며느리에게 이양한 채 자신은 뒤에 서서 이 가정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이다. 특히 아들·며느리 가정에 부부싸움이 생길 때 며느리를 구박할 시기가 아니라 며느리와 동맹을 맺을 절호의 찬스로 여겨 따뜻한 정서적 교류가 흐르도록 이끌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을 해도 섭섭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김향숙 원장은 “나이가 들면 작은 일에도 서운해지고 잘하는 것보다 못해주는 것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고 며느리가 하는 작은 일에 감탄하고 감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늘 깨어 기도하도록 노력하라”고 기도의 습관을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낯선 ‘시월드’로 이민 온 며느리의 입장을 배려하며 “며느리의 심리적 소외감을 이해해주고 외국어를 가르치듯 차근차근 안내해주고 기다려줄 것”을 제안했다.

행복한 고부관계 만들기-며느리 편

시어머니의 노력만으로 고부행복이 만들어질 수 없다. 며느리들도 시어머니를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친밀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시어머니에서 ‘시’자만 뺀다면 이해 못할 듯 보였던 일들도 모두 이해가능한 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김향숙 원장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식으로 편 가르기하면 될 일도 안된다”며 “시어머니가 한 말을 친정 어머니가 했다고 생각하면 어떤 문제도, 풀리지 않을 감정도 모두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며느리의 질문은 시어머니를 기분좋은 흥분으로 이끄므로, 아주 사소한 생활영역까지 자문을 구한다면 시어머니가 신바람나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시어머니의 말에 수긍하라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예스는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낳고, 속으로는 불평을 가지면서 겉으로 웃는 것은 결국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수용하기 힘든 시어머니의 요구라면 ‘부드럽게 이유’를 설명하고 ‘단호하게 노(NO)’를 외쳐야 적정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이밖에도 친정부모에게 시댁 이야기를 옮기지 말며, 손자와 손녀를 가족의 ‘평화 대사’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행복한 고부관계 만들기-아들·남편 편

고부갈등 해소에는 아들과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샌드위치맨, 눈치보는 사람, 방관자, 한쪽 편만 드는 아들과 남편은 ‘바로 갈등을 만드는 핵심’일뿐이다. 해결을 위한 좋은 자세가 아니라는 것. 이에 김향숙 원장은 “포지션을 고민하는 남편이라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둘만의 공간에서는 아내의 마음을 다독이고 함께 전략을 짜고 의논하되, 어머니가 있는 공간에서는 둘이 동시에 어머니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아들과 남편으로서 남성들의 역할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목케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사역과 같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부를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 10계명

시어머니가

1. 떠나보내고 떠나라

2. 주도권을 이양하라

3. 며느리 편이 되어주어라

4. 섭섭병을 경계하라

5. 기다려주어라

며느리가

1. 시어머니도 어머니다

2. 사소한 일을 의논하라

3. 과도한 요구는 부드럽게 거절하라

4. 어떤 경우에도 시댁 흉은 보지 마라

5. 손자와 손녀는 평화의 대사들이다

(자료제공 : 하이패밀리 치유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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