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이번에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요조의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고, 신앙 서적은 C.S.루이스의 ⌈신자의 자리로」입니다. 뮤지션 요조는 작가입니다. 그는 2015년 서울 종로구에서 서점 ‘책방무사’를 열었고 2017년 제주 성산읍 수산리로 옮겨 현재까지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벌써 5번째 책을 출간하면서 제목처럼 그가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산문 형식으로 써내려갔습니다. 누군가 “뮤지션이면서 왜곡을 쓰지 않습니까?” 하고 질문을 할 때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겁나서.”(P. 24)

“왜 당신은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동생 수현을 2007년 지하철 사고로 먼저 보내서.”(P. 52) “동네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할 때, “돈 때문에!”라고 대답합니다. 누군가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기라도 하면, 실패의 연속인 삶이지만 자신의 남은 인생을 주변의 멋진 사람들을 흉내내면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는 글을 쓸 때 장강명을 따라 하고 있다. (중략) 작업할 때 스톱워치를 애용한다는 말은 장강명이 인터뷰할 할 때마다 자주 밝힌 걸로 알고 있다. (중략) 다함께 뒤풀이하는 자리에서도 스톱워치를 켜는 장강명을 본 적이 있다. (중략) 물론 나는 지금 이 글도 스톱워치를 켜둔 채 쓰고 있다.”(PP. 117~118)

C. S. 루이스는 우리가 잘 아는 탁월한 기독교 사상가이자 변증론자입니다. 그는 ⌈신자의 자리로」에서 ‘참 신자란 기독교를 실천하려 애쓰다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정의합니다. 요조의 글로 표현하면 ‘실패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 ⌈신자의 자리로」는 루이스의 책과 에세이와 편지와 강연 등 폭넓은 저작에서, ‘어떻게 믿을 것인가’만이 아니라 ‘어떻게 믿음을 실천할 것인가’와 관계된 부분을 엄선해서 편집한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차만 보아도 우리의 믿음을 행동으로 옮길 때 얼마나 많은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신앙의 긴 여정, 어디까지 왔는가’(‘순전한 기독교’의 3장 ‘믿음(2)’), ‘신자는 모름지기 영적 활동에 24시간을 바쳐야 하는가?’(‘영광의 무게’의 ‘전시의 학문’), ‘품기 힘든 문제적 그 인간이 있는가?’(‘피고석의 하나님’의 ‘그 사람의 문제’), (중략)‘집에서도 나는 신자인가?’(‘피고석의 하나님’의 ‘설교와 점심 식사’), (중략)‘삶의 현장에서 신자다운 선택을 고민하는가? (‘피고석의 하나님’의 ‘기독교에 관한 질문과 답변’).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믿느냐’에 치우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행동하게 할 것인가’로 중심을 이동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빌립보서 2장의 말씀으로 독려합니다.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빌 2:12~13).

“구절의 앞부분만 보면 모든 것이 우리와 우리의 선행에 달려 있는 것 같지만, 뒷부분으로 가면 하나님이 다 하시고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이는 기독교에서 종종 부딪치는 역설인데, 난감하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P. 21) “한편으로는 우리가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지만 달리 보면 엄청나게 많습니다.”(P. 177)

저는 김세윤 박사님을 참 좋아합니다. ⌈칭의와 성화」라는 책을 출간하기 전의 김세윤 박사님이 아니라 그 이후의 그가 좋습니다. 그는 칼빈주의자이면서도 ‘법정적 의미’로만 이해된 칭의론이 아니라 ‘관계론적 의미’로서의 ‘칭의’를 강조합니다.

‘믿음’만 강조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장로교 신자들에게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칭의’ 뒤에 ‘성화’의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칭의’나 ‘성화’나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과거)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기(현재)를 뜻하는 것입니다.”(P. 287) 저는 이 두 책을 읽다가 이 칼럼의 제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신자,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곡 쓰는 것이 ‘겁나도’ 뮤지션인 자신을 사랑하고, 글 쓰는 것이 ‘겁나도’ 스톱워치를 켜 놓고 작가로 살아가기를 사랑하는 요조처럼, 그리고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려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그리스도인’이 참 신자라고 가르쳐주는 루이스처럼, ‘나의 실패를 사랑하는 목사’로서 내 안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참 신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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