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1년 4월 17일,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1,400명의 미국군이 쿠바를 침공했다. 우세한 화력과 기동력, 풍부한 군수품 지원 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쿠바 침공은 단기간 내에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미국 군사지도부와 존 F. 케네디 대통령 참모들의 판단이었다. 그것은 누가 보아도 승패가 이미 결정된 호랑이와 강아지의 싸움처럼만 보이는 전쟁이었다.

▨… 그러나 쿠바에 상륙한 1,400명의 미군은 코치노스 만에 갇힌 채 1,200명은 항복했고 나머지는 전사했다. 카스트로는 쿠바의 힘을 자랑했고 세계 최대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체면을 구긴채 사죄하고 용서를 빌었다. 제대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카스트로는 그 미군의 침공 때문에 희생된 쿠바 군인은 한 명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카스트로는 90세(2016년)로 자연사할 때까지 쿠바를 통치했다.

▨…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대통령에 취임한 존 F. 케네디는 자신이 쓴 책 「용기있는 사람들」의 주인공들처럼 용기 있는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었다. 또 그의 주위에는 아서 슐레진저같은 석학이 정책 결정을 돕는 참모로 진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침공’이라는 최악의 조언을 수용하는 사인을 해버렸다. 가장 현명한 사람이 가장 바보스러운 결정에 빠져버린 것이다.

▨…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제115년차호가 마침내 출범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 총회일정도 줄여야 하는 여건 속에서 선거업무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혼란도 겪었지만 성결인 총회답게 화합하는 모습으로 출항의 닻을 올렸다. 제115년차 성결호의 순항을 기원하는 성결인들은 너남없이 코로나19의 위협을 물리치는 현명한 수습방안이 새 지도부에 의해 제시되기를 염원한다. 케네디의 ‘쿠바 침공’ 재가 같은, 가장 현명한 사람의 가장 바보스러운 결정을 성결인들은 염려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다. 제115년차임원진이 이 믿음을 받아 주기를 부탁드린다.

▨… 모든 사람이 ‘예’할 때 ‘아니오’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그 ‘아니오’를 받아들이기는 더 힘들다. ‘예’하는 사람으로만 구성된 지도부는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 가장 바보스러운 결정을 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제115년차 호는 ‘아니오’에 조금 더 귀를 열어주는 지도부이기를 또한 당부드리고 싶다. 만장일치는 무효라는 산헤드린의 법정신을 모르지는 않으시리라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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