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만찬, 웨슬리처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성결운동’으로 영국 사회를 변화시켰던 웨슬리의 ‘성만찬 신학’을 예배학적, 설교학적, 교회론적으로 분석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신앙적 의미가 있는지 논의하는 신학심포지엄이 열렸다.

서울신대 웨슬리신학연구소(소장:김성원)는 지난 5월 18일 오후 1시 20분 서울신대 성봉기념관 3층에서 ‘웨슬리 회심기념 신학심포지엄 및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김성원 소장은 “웨슬리의 성결운동은 성결교회의 정신과 서울신대의 기준이 되었다”며 “이번 신학심포지엄은 한국 교회에 웨슬리 신학과 정신을 알리고자 마련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성찬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예배학적 고찰:초대교회와 웨슬리를 중심으로(조기연 박사, 서울신대 부총장) △존 웨슬리의 ’성찬‘ 설교에 대한 설교학적 연구(정인교 박사, 전 서울신대 교수) △존 웨슬리의 성만찬 이해와 사이코드라마의 잉여현실(황헌영 박사, 상담대학원장) △코로나 시대와 성만찬:웨슬리의 성만찬 이해를 통한 교회론적 조언의 모색(박영범 박사, 서울신대 기신연 연구교수) △종교개혁 시대 성만찬 논쟁과 웨슬리의 이해(정병식 박사, 신학대학원 교수) 등 5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성찬은 그리스도의 ’은총의 수단‘

예배학적으로 웨슬리의 성만찬을 분석한 조기연 박사는 “웨슬리의 성찬신학은 초대교회의 성찬신학과 다르지 않다. 웨슬리는 초대교회와 마찬가지로 성찬이 교회와 성도가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사이며,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연합의 식사, 그리고 종말론적 식사라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찬은 분명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게 하며 그 분의 임재를 경험하게 하고 하나님 나라의 현존에 참여케 하는 은혜의 수단이며, 그리스도께서 주도적으로 역사하시는 은총의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웨슬리는 이러한 초대교회의 성찬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따라서 가능한 자주 그리고 정기적으로 성찬에 참여하기를 원했다”며 “한국교회에 성찬에 대한 인식의 제고가 일어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매주 예배에서 ‘당신 자신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풍성한 은혜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찬설교, 명확하고 다양하게

웨슬리의 설교집 중에서 ‘성찬을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할 의무’와 ‘은총의 수단’이라는 두 편의 설교를 설교학적으로 분석한 정인교 박사는 “웨슬리의 성찬설교에는 당시 청교도적 교리설교와 조나단 에드워즈의 설교기법, 에라스무스 전통 등이 골고루 나타나는 등 그의 설교는 개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며 “하지만 웨슬리의 성찬설교는 교리를 다루는 설교의 특성과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두 편의 설교는 회중을 의식한 방향설정에 치중한 나머지 자신의 성찬신학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박사는 “웨슬리는 대상에 맞는 설교기법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성만찬의 의미를 전달했다”며 “성찬을 다루는 교리설교를 듣고도 회중이 설교자의 성찬관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설교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한편의 설교가 교리 전체를 드러내는 데 부족하다면 연속설교 형태를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상담학적 측면에서 웨슬리의 성만찬을 분석한 황헌영 박사는 “웨슬리가 ‘말씀’과 ‘의례’의 균형적 시각으로 성만찬을 강조하며 사역을 이끌었던 것은 성만찬에 참여하는 성도들의 내면세계가 거룩하고 신비로운 열매를 경험하면서 영혼의 강건함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돕는 은혜가 되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창조적 재탄생’의 신앙적 회복

황 박사는 “심리치료가 삶의 창조적 재탄생 및 새로운 역할을 목적으로 하듯이 복음 또한 ‘머리’만이 아닌 온몸, 온 존재로 느끼고 깨달으며 참여하는 위대한 사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웨슬리의 성만찬 이해는 오늘날 통합적 복음전파의 선구자적인 안목을 보여준 것”이라며 “오늘날의 통합적 심리치료와 상호비판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귀한 자원과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언택트 시대, ‘성만찬’은 지속돼야

교회론적으로 웨슬리의 성만찬을 분석한 박영범 박사는 “코로나 시대 많은 그리스도인이 ‘언택트 시대에 성만찬 참여는 가능한가?’라는 시급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웨슬리의 이해와 같이 ‘하나님을 구하는 것’이라면 오늘날 성만찬의 시행은 개방성을 지닌 채 다양한 방식과 공간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총의 수단이 되는 성만찬에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없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교회는 창의적인 방식의 복음선포와 성만찬의 시행을 고민해야 한다.

하나님의 은총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웨슬리의 조언에 따라 교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도 자신의 교회성을 확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성만찬이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만찬’과 같은 실천적 사역으로 전환

종교개혁자들의 성만찬 이해를 중심으로 발표한 정병식 박사는 “루터, 츠빙글리, 칼뱅, 웨슬리 등 종교개혁자들의 성찬 이해는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웨슬리가 설교와 성찬을 예배의 두 축으로 삼은 것은 루터와 동일하다.

설교와 성례전은 웨슬리에게 결코 분리되는 개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웨슬리의 성찬 이해는 주류 종교개혁자들의 입장과 매우 중첩됐다”며 “웨슬리는 성찬을 교회와 성도의 필수사항이라 여기고, 규칙성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성찬을 기도 및 성경연구와 더불어 ‘은총의 수단’에 포함시키는 등 성찬은 회심을 가능하게 하고, 믿음을 강화시킨다고 여겼다”며, “한국 교회는 말씀사역에 치우치기보다는 성만찬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등 실천적 사역도 적극 전개해야 한다” 제언했다.

‘존 웨슬리의 기독교 해설’ 번역 출판기념회도 진행

이날 심포지엄 전에 4권으로 구성된 장기영 박사가 번역한 ‘존 웨슬리의 기독교 해석’ 출판기념회도 진행됐다. 장기영 박사는 출판강연을 통해 ‘존 웨슬리의 기독교 해석’은 저자 토마스 C. 오든이 △하나님과 섭리 △그리스도와 구원 △목회신학 △윤리와 사회 등 웨슬리의 기독론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대 한영태 전 총장은 “우리 교단의 신학은 웨슬리 신학이다. 웨슬리는 오늘날의 기독교 후배들을 위한 신학적 고문으로 불린다. 따라서 웨슬리의 후예인 우리들은 신학적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논찬했다.

이어 “모든 신학은 세월이 흐르면서 발전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본질, 기본, 원리들이다. 웨슬리도 기본 교리에 일치하면 의견의 차이는 용납하는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며 “우리 교단의 신학도 웨슬리가 보여준 원칙과 자세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한기채 총회장,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 은평교회 유승대 목사가 환영사를 전했다.

한기채 총회장은 “지금은 영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대다. 영성과 도덕성이 바로 성결이다. 21세기 성결한 삶을 지향하는 우리 성결교회가 도덕적, 영적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사회와 교회를 변화시키고, 회복시키는 주체가 되자”고 말했다.

황덕형 총장과 유승대 목사도 서울신대와 성결교회 모두 웨슬리신학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웨슬리 신학이 교단만의 중심신학, 성결운동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 교회의 모든 목회현장에 실제적으로 적용되는 운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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