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날에 앞 다투어 피어나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은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을 선사하고요. 자기 사명을 다 마치고 아낌없이 그 곱던 꽃잎들은 이울었습니다.
꽃들이 스러진 자리엔 잇달아 새순들이 돋아나서 여름날의 싱싱한 초록물결로 찰랑거립니다. 오묘한 자연의 법칙은 코로나19로 세상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때맞추어 한 치의 탈선 없이 정해진 궤도를 순항합니다.
코로나19의 낯선 환경에 익숙지 못한 우리는 담담하게 환난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업은 나룻배처럼 풍랑에 흔들리고, 예배와 선교, 교제와 봉사는 방역의 울안에 갇혀 제대로 운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정부의 방역방침이 유독 교회를 잣대로 삼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불현듯 신앙은 자유라 외치며 그 가두리에서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솟기도 합니다. 일부교회가 담대하게 규정의 옷을 벗고 성전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안타깝게도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잘 지키었습니다.
그것은 나라의 법도 잘 따르는 것이 성경대로 순종함은 물론이고, 교회는 국가와 사회, 우리의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구령사업을 선도해야겠지요. 그래서 가정에서 영상예배를 드리고, 성전에서는 좌석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지키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서슬 같은 정부방침이 자못 우리에게 십자가의 짐 같이 버겁지만, 우리는 오래참고,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견디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국면은 작은 교회나 큰 교회를 막론하고, 교회를 인도하는 목자와 선교사의 고충 또한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성도들은 이러한 환란에 처하여 끊임없이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세상의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기를 위하여, 불철주야 환자치료에 헌신하는 의료진들, 눈비 내리는 궂은날 마다하고 연일 수고하는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 촌음의 시간을 다투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학자들을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오랜 시간 기도를 드렸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간구를 들으시고 고난으로 시험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어주셨습니다.
열국은 일찍이 한국이 훌륭한 펜데믹 방역 국가라고 손꼽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교회는 엄격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열심히 예배를 드리는 모델 국가로 칭송하며 선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아득한 들녘에서 갈망하며 기다리던 백신이 그예 개발되어 예방면역접종을 받게 되었으니, 코로나19로 저어하는 인류에게 사뭇 흔연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벌써 일부국가에서는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이 되어 거리두기를 풀었습니다.
한국도 백신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제 코로나로 쌓였던 시름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불원간 마스크 벗고 정상적인 신앙사역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고무적인 일입니다.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사랑의 열네다섯 가지 구절 중에 ‘사랑은 오래 참고’가 머리이고,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가 허리이며,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가 발끝이라고 연거푸 말씀합니다. 사랑의 으뜸은 길이 참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