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질병과 위기 극복, 웨슬리 본받아야”
서울신대 박창훈 교수 · 감신대 이은재 교수 발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인류가 감염병에 고통받는 상황에서 영국의 종교개혁가 존 웨슬리가 설교와 전도만 행한 것이 아니라 환자를 직접 돌보는 등 의료적 돌봄에도 적극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월 20일 서울시 영등포 대림감리교회(강득환 목사)에서 열린 웨슬리 회심기념 한국웨슬리학회(회장 이후정 박사)와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주삼식 박사, 사무총장 양기성 박사) 공동학술 대회에서다.

이날 서울신대 박창훈 교수와 감신대 이은재 교수 등이 질병과 치유에 관한 웨슬리 목회적 처방에 관한 논문을 발제했다.

교회위기와 웨슬리 영성 ‘교회 위기와 웨슬리의 영성’을 주제로 발표한 박창훈 교수는 존 웨슬리가 환자를 돌보고 의술을 적극 활용한 것에 주목했다.

그는 “당시 영국은 런던 부유층을 제외한 지방의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전달되는 의료체계가 발전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웨슬리는 의학지식을 종합한 처방전 <원초적 의술>을 만들었고, 설교자들이 기초적인 의술을 시행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웨슬리가 쓴 <원초적 의술>에는 모든 질병이 타락과 하나님에 대한 반역에서 유래했으므로 생사의 권한을 가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기도하라는 내용이 있다.

웨슬리는 질병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가르쳤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브리스톨에서 지독한 기침으로 고생하던 웨슬리는 간절한 믿음의 기도를 통해 치유를 체험하고, ‘위대한 의사’이신 하나님에 대한 더욱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웨슬리는 결국 치료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믿었다”며 “질병에 대해 가장 앞선 의학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진지하게 신학적 의미를 묻고, 이를 통해 하나님과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웨슬리의 자비의 사역과 경건의 사역을 소개한 박 교수는 “성결운동을 일으켰던 존 웨슬리는 강단에서 신학만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목회 현장에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상황과 어려움, 소망을 듣고 믿음의 조언과 격려의 활동을 했다”며 코로나19 시국 가운데 목회자들이 새겨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웨슬리는 병자를 돌보는 것이 아픈 사람만을 위함이 아니라, 신자 자신이 성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서 직접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코로나 시기에 영성을 깊이 성찰하는 동시에 코로나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병을 앓는 사람들,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기와 돌보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코로나19의 치명적 희생자들 다수는 노인과 기저질환자, 특히 가난하여 밀집된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이다.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예방과 치료를 위한 격리로 인해 파생된 배제, 낙인, 소외를 극복할 공동체적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행할 수밖에 없었던 격리가 만들어낸 배제와 낙인, 소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묻고 답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과 치유: 경건주의적 신학적 답변 학술대회에서 ‘질병과 치유: 경건주의의 신학적 질문’을 주제로 먼저 발표한 이은재 교수는 17세기 경건주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질병관과 그와 관련된 신앙적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경건주의자들 입장에서 질병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의 여파와 더불어 17세기는 30년 전쟁을 비롯해 여러 차례 페스트가 대도시를 할퀴고 지나갔다. 따라서 질병의 문제는 실제적 생활 문제였다”며 “경건주의에서 질병은 신학적 문제이자 신앙적 현실이었다. 상처와 죽음의 혼돈 가운데서 경건주의를 비롯한 복음주의 진영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사명의 완수를 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질병을 통해 인생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영혼의 건강, 즉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한 경건주의자들은 종교개혁 후에도 미신이 난무하고 기적, 마법, 악마에 관한 새로운 담론들이 횡횡할 때, 하나님 중심적인 관점에서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학적 답변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7세기 경건주의자들은 질병을 눈 먼 운명이나 우연을 통해 도래한다는 그릇된 입장에 반대해서, 언제나 질병 가운데 ‘하나님의 손’이 관찰된다고 주장했다”며 “모든 질병이 그분께 소급된다는 하나님의 편재 사상으로, 경건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전능과 섭리를 주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환자를 적극 심방하고 돌볼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으며, 고침을 위한 참회와 합심기도, 영적인 의무에도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경건주의자들에게 질병은 하나님에 의해 부과된 십자가였다. 경건한 환자들은 인내하면서 질병을 기쁨으로 짊어져야 했다”며 “그들은 질병의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하려는 방식보다, 오히려 주님께서 모든 것을 해결하시리라는 신앙을 통한 위로에 초점을 뒀다.

질병이 참된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여겼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제 후 오성욱 교수(서울신대)와 김영재 교수(성결대)가 논찬했으며, 양기성 박사(청주신학교 교장)가 인사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협회 선교총무 강득환 목사 사회로 이선목 목사(숭의감리교회)의 기도와 한철희 목사(서천감리교회)의 성경봉독 후 이후정 박사가 ‘한국교회와 리바이벌(행 2:1-4)’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경수 총장(나사렛대)은 축사를, 허천회 목사와 이재광 목사는 영상축사를 전했으며, 김명현 목사(이천순복음교회)가 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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