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북부 제노바(Genova) 바다에는 2.4m 크기의 구리로 만든 예 수상이 약 17m 깊이의 바닷속에 세워져 있다. 사람들이 심해의 그리스도(Crito degli Abissi)라고 부르는 이 예수상은 그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어느 스쿠버 다이버를 기리는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어 세운 것이라고 한다. 바다 깊은 곳에 안치된 예수상은 전문적인 다이버 들조차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심해의 그리스도는 바다 밑바닥에 서 하늘을 향하여 두 손을 펼쳐 든 모습 으로 세워졌다. 그것은 평화와 구원을 갈 구하는 인간을 위하여 하늘 아버지께 간 구하는 성자 예수의 간절함이 저절로 드 러나는 모습이라고 한다. 죽음이 다가옴 을 온몸으로 느끼는 절박한 순간에 자신 을 위하여 하나님께 호소하는 성자 예수 를 기억하게 하므로 힘을 얻게 하려는 마음이 심해의 그리스도의 받침대가 되 어 있었던 것이다 . 
▨…코로나로 찌들고 위축된 마음에 심해에 햇살이 스며들 듯, 오랜만에 밝은 소식이 전해졌다. 학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신학대학원생들을 위해서 전액장 학금(연 700만원) 수혜자 53명을 선발했 다는 것이다. 심해의 밑바닥처럼 아무런 도움도 기대할 수 없어 가야 할 길, 사명 의 길을 포기해야만 하는 신학생들에게 는 심해에서 만나는 예수상처럼 새 힘을 얻게 하는 쾌거라 아니 할 수 없는 일 아 니겠는가. 

▨…코로나로 우리사회, 아니 나라 전 체가 뒤죽박죽이었는데 재정적인 어려움 을 겪지 않는 교회가 우리교단 어디에 한 둘이라도 있겠는가. “신학생들이 학비 걱 정 없이 학업과 사역 준비에 전념할 수 있 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전액장학금 운동본부 대표단장 이기용 목사)는 결의 표명은 비록 자신의 삶이 어렵더라도 우 리 성결인 모두가 박수로 화답해야 할 제 안 아니겠는가. 심해의 예수상이 들려주 는 기도처럼 ‘삶의 깊이에서’(P.Tillich) 하 나님을 만나는 체험 나누기 아니겠는가. 

▨…그렇다. ‘심해의 그리스도’는 그분 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평화와 위로를 전한다. 어떤 조건이나 전제 없 이… 그럴 리야 없겠지만 대규모의 전액 장학금 지급이 다른 신학생들에게 또 타 학과 재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기회의 불균등을 체험하는 세대 를 향해 십자가의 길이니 불균등을 감수 하라 한다면 불신만 증폭될 것이다. 전 액장학금운동본부의 현명하고 은혜로운 결단이 좋은 결실까지 맺을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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