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결교회연합회가 목회자의 윤리강령을 발표했다. 윤리보다 신앙이 먼저이긴 하지만 근래 한국교회의 추락한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성연이 목회자 윤리 강령을 제정한 이유도 목회자와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여전히 따갑기 때문이다. 각종 비위와 비리로 얼룩진 목회자는 우리 사회의 지탄을 받는지가 오래다.

막말과 재정적 횡령은 물론이고 성도의 성추행으로 도마에 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실형을 선고받는 일도 있다. 목회자의 설교 표절은 일반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목회자들은 본인들의 도덕적 해이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더 이상 목회자 윤리 문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해악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 윤리문제를 개인에 맡길 게 아니라 한성연처럼 교단 연합차원에서 고민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난날 한국교회에서 목회자가 존경받은 이유 중 하나는 목회자는 전통적으로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며 소명 받은 자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큰 가르침인 종교적 진리를 설파하는 목회자는 우리 사회의 신앙적 양심과 윤리적 표상이 돼야 할 최일선의 지도층이다. 목회자들이 먼저 도덕적 모범을 보이고, 윤리적 삶을 실천하는 본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교회의 갱신은 목회자의 윤리 회복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모두 36개 항으로 구성된 한성연 윤리 강령은 목회자의 거룩성 회복이 교회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핵심임을 밝히고, 교회 지도자들이 교인과 세상의 본이 될 것을 천명했다.

개인의 윤리를 넘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 환경·생태계 문제, 낙태 등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도 윤리적 입장을 밝혔다.

사회 윤리에는 특정 후보 지지 등 정치 활동에 관여하지 않고, 부동산 등을 통한 부적절한 재물 획득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생명존중 문화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회정책에 반대한다는 등의 내용도 있다.

또 설교나 글 표절 금지, 성적 일탈 금지, 개인의 이익과 권력 등을 추구하지 않기 등의 내용도 실렸고, 교회의 민주적 운영, 직·간접적 교회 세습 금지 학벌이나 성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기 등이 포함됐다. 목회자들이 지켜야할 윤리적 표준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실 이런 강령이 나오게 됐다는 것은 불행한 한국교회 목회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닥을 헤메고 있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한성연 윤리강령 발표는 한국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도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금까지 목회자 개인이나 일부 교단이 윤리강령을 채택한 적은 있었지만 연합기관 차원에서 이 같은 선언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 교단이나 단체에서 윤리규정을 만든 적은 종종 있지만 교단 연합기관 차원에서 윤리규정을 제정해 이를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2015년 목회자 윤리강령을 제정해 공포한 바 있지만 ‘개인 윤리’ ‘가정 윤리’ ‘교회 목회 윤리’에 머물러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한성연의 윤리강령 제정은 무너져가는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매우 시의적절하고도 소중한 결단이다. 이번 윤리강령이 단순한 제정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각 교단과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지켜야 할 것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윤리강령 제정이 우리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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