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4 :25~26)

‘소보로빵’이라고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일본어에서 온 표현입니다. 밀가루에 마가린, 땅콩버터, 물엿, 계란, 베이킹파우더 따위를 잘 혼합하고 반죽한 후 빵의 표면을 울퉁불퉁하고 바삭하게 구워내 만든 빵, 일명 곰보빵입니다.

이 빵의 큰 특징은 정작 속에는 아무 소도 들어있지 않지만 빵의 겉면에 붙은 고소함입니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겉에 붙은 고소함에 반해 한 입 두 입 떼어먹다 보면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구워진 밀가루 반죽’ 만이 남게 되기도 합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어떤 맛을 지니고 있을까?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접하고 신자들을 만나며 느끼는 맛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혹 우리의 겉과 속을 두고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않을지 말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그 본연의 맛을 내고 있을까, 세상이 맛보는 성도, 세상이 알고 있는 교회가 우리 주님이 세우시고 만드신 교회요 성도인가를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워졌습니다. 구원의 은총이자 대속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주님의 약속입니다. 여기에는 또한 성령이 계십니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26절) 성령은 진리를 말씀하시는 진리의 영이시니 진리는 곧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성령은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성령 충만은 우리의 겉 사람만이 아닌, 속 사람에 있습니다. 문제는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 안에서 세상 속 삶의 자리 가운데 그 본연의 맛을 잃지 않고 항상 지니고 있는가입니다. 이 시대 교인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며 많이 갈등하는 문제들이 있다고 합니다.

‘직장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가야 할지, 어떻게 세상 안에서 삶과 신앙의 조화를 이뤄야 할지, 하나님 말씀 가운데 노동과 직업은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직업적 소명,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 아닌 하나님의 소명이 정말 있는지, 바쁜 일상과 하나님 의지의 중심은 정말 어디에 있는지, 옳고 그름이 명확하지 않은 선택지 앞에서 지혜롭게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화나거나 힘들고 우울할 때 그리스도인의 극복 방식이 정말 있는 것인지’ 등 겉 사람 신앙인이 속 사람 그리스도인으로 정말 매순간 살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갈등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고민과 갈등조차 없이 살아가는 것보다는 이편이 훨씬 나은 것 아닐까요? 성령의 역할, 성령이 하시는 일은 바로 우리를 가르치시고 우리로 생각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겉 사람만이 아니라 속 사람까지 그 맛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 본연의 맛, 교회와 그리스도인 되게 하신 ‘만드시고 세우신 이’의 뜻을 따라서 말입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세상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는 것은 우리 겉뿐만 아니라, 속까지 성령으로 채워지는 ‘충만’이어야 합니다. ‘성령이 오셨네, 성령이 오셨네, 내 주 보내신 성령이 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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