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죽는 날! /그대들은 ‘저 좋은 낙원 이르니’ 찬송을 불러 주오. /또 요한계시록 20장 이하 끝까지 읽어 주오. /그리고 나의 묘패에는 이것을 새겨 주오. /‘임마누엘’ 단 한 마디만을!” 이 시대 구약학의 큰 스승으로 불리우는 만수 김정준 박사가 남긴 시 ‘내가 죽는 날’의 첫 연이다. 1960~70년 대의 군부독재에 아모스처럼 맞섰던 하나님의 종의 종다움이 잘 벼리어진 칼날처럼 새파랗게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시 아닐까.

▨… “오! 내가 죽는 날 /나를 완전히 주님의 것으로 부르시는 날. /나는 이날이 오기를 기다리노라. /다만 주님 뜻이면 /이 순간에라도 닥쳐오기를! /번개와 같이 닥쳐와 번개와 같이 함께 사라지기를.” 젊었던 시절, 당시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던 중증의 폐결핵을 앓았었기에 김정준 박사는 늘 죽음의 그림자를 달고 신학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시에서 예고했던 것처럼 죽음을 맞이했다.

▨… 에이브러햄 링컨은 자신의 집무실에 성경 말씀 한 구절이 새겨져 있는 깃발을 언제나 걸어 놓고 있었다. 신화화된 인물의 이야기라 그 진위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날 어느 지인이 직접 만들어 보낸 선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깃발에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수1:9)는 말씀이 수놓아져 있었다고 한다.

▨… 총회장을 비롯해 교단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우리 성결교회의 전통에서 보면,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가 어디로 가든지 하나님께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고, 그 본질 때문에 묘패에는 임마누엘 한 마디만을 새겨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 성결인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되려는 분들이 임마누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 상상은 하나님께 대한 불경이며 성결인에 대한 모독이다.

▨… 그럼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이 겨룬 총무 선거의 잡음이 1년이 다되도록 가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새 목사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들리는 풍문은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하나님의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더 이상은 보고싶지 않은 성결인들의 마음을, 교단의 지도자가 되려는 이들은 임마누엘의 믿음으로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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