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의 가정교회를 독려하라

‘5월, 가정의 달’ 설교는 주제가 정형화 되어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가정의 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설교는 훨씬 어렵다.

가정의 달 설교는 삼사대가 한가족을 이루는 전통적인 가족으로부터 갓난 아기를 두고 있는 신혼부부 가정, 자녀를 출가시키고 둘만 남은 노부부 가족, 그리고 다문화 가정, 이혼 가정, 홀부모 가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가정의 달 설교는 많은 가정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결핍, 곧 고부간의 갈등과 부부간의 갈등, 그리고 자녀의 탈선, 또한 불임과 이혼 등 각기 다른 상황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가정의 달 설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가정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말하라

유명인과 연예인의 이혼, 가정 폭력, 그리고 아동학대가 만연해 가는 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들 속에서 가정의 신성함과 소중함은 상대적으로 현대인에게 망각되어져가는 듯하다.

그러나 설교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지어주신 최초의 공동체요, 신성한 공동체로서 가정의 중요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변함없는 가치에 관해 말해야 한다. 가정의 달 설교를 이 진리에 기반하여 시작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첫째, 하나님의 선물인 가정의 소중함이야말로 다양한 형태와 문제를 가진 가정들이 포기하지 않고 지향해야 하는 원형적 가치와 소망을 제공해준다.

둘째, 소중하게 지켜야 할 가정 공동체의 중요성은 계시의 말씀과 그것의 적용적 원리에 관해 다루는 연속적인 설교에 귀기울여야 할 근거를 제공해준다. 따라서 매번 설교의 서두에서 이 진리는 반복되어 선포될 필요가 있다.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가정의 아름다움, 우리를 위해 주신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가정의 소중함을 말하라.(창 1:31)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라

가정 사역을 전문으로 하는 한 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교자들이 가정의 달 설교 준비로 가장 고민되는 점에 관해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괄하는 가정설교 준비’(39%)라고 답했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그러한 가정 형태에 관해 이혼가정(43%), 동성애 가정(21%), 한부모 가정(10%), 불임 가정(8%), 싱글 가정(4%), 재혼 가정(4%), 비혼 가정(3%), 다문화 가정(3%), 기러기 가정(2%)이라 고백했다.

목회자의 이러한 고민은 주로 성경이 제시하는 기준과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가정들이 설교로 인해 받게 될지도 모를 상처와 관련된다. 특히 이혼이나 동성애와 연관된 가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이런 주제를 설교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가장 쉬운 방법은 그러한 주제를 설교에서 회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며 자칫 교회 공동체 전체의 성경적 기준이 느슨해지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또 다른 극단은 그러한 상황을 강하게 정죄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진리를 말했을 지라도 우려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바람직한 설교적 접근은 우리 주님께서 그러하셨듯, 양극단을 피하고 사랑 가운데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기준을 타협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분은 사랑 가운데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의 종인 설교자는 예민한 주제에 관해 세상의 주류적인 견해와 다르다 해도 그리스도의 말씀에 신실해야 한다. 또한 설교자는 양들을 돌보는 목회자로, 우리 주님이 그러하셨듯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주제를 다룰 때 유념할 부분은 악트마이어(E. Achtemeier)가 적절하게 말하듯, 하나님의 당위적 명령만이 아니라 가정의 파탄과 왜곡, 그리고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구렁텅이에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보수하시고 치유하시는 분이심을 함께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민한 문제는 진리와 사랑으로 접근하라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는 것에 관한 구체적인 원리로 존 스토트(J. Stott)가 동성애를 다루는 방식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동성애에 관한 전통적인 관점에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했던 데릭 베일리(D. Bailey)의 주장에 관해 스토트는 성경의 통전적 해석을 통해 동성애가 비성경적인 것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스토트는 교회내 동성애자들에게 동성애 행위와 동성애 관계의 중단을 요청할 때 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태도를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제시한다.

첫째, 믿음으로, 하나님의 기준을 인정하는 것과 둘째, 소망으로, 내재하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인한 자유와 주님의 날에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소망을 품는 것과 셋째, 사랑으로, (동성애의 기저에는 깊은 고독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음으로) 적대적인 자세를 지양하고, 지역교회가 사랑으로 돌보고 조력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스토트가 제시하고 있는 이러한 원리는 동성애의 문제 뿐 아니라 성경이 제시하는 기준으로부터 이탈하거나 결핍을 가진 다양한 가정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원리라고 생각한다. 참된 사랑은 타협하지 않으며 모든 이들의 유익을 위해 진리를 말한다. 동시에 그것은 순수한 형제애로 도울 바를 찾는다.

설교가 살아 움직이게 하라

가정의 달, 설교의 내용은 대체로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의 가정과 가족 간에 사랑하며 섬기는 화목한 가정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가정의 달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여 회중들이 실천적인 삶의 설교로 화답할 수 있는 때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노스포인트커뮤니티 교회(North Point Community Church)의 앤디 스탠리(A. Stanley)의 제안은 유용하다. 스탠리는 설교에서 거창하고 위대한 실천적 적용보다는 단 한 주라도 교인들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할 것을 권면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 간에 감사와 사랑의 편지를 나눌 것을 권면할 수 있다. 한 주간 동안 가족 중 한 사람이 집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 모든 가족이 나와 환호하며 맞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 가족 간에 사랑과 감사를 고백하며 아침저녁으로 안아줄 수 있다.

아울러 부부간의 세족식, 특히 남편이 아내의 발을 정성스럽게 씻어주는 세족식은 믿음의 가정에 권면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짧은 기도와 함께 남편이 아내의 발을 정성스럽게 씻어주라.

그리고 그 장면을 자녀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으로 녹화하게 하라. 그 시간은 분명 가족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시간이요, 특히 자녀들에게 기독교 가정과 세상 가정의 차이를 일깨우며, 거룩하고 아름다운 가정에 대한 소망을 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5월이야말로 설교가 살아 움직여야 할 때다.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더욱 독려하라

가정은 교회와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변함없이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를 경험해야 하는 공간이다. 랍비, 예키엘 엑스타인(Y. Eckstein)이 말했듯, “쉐마의 기도와 가르침을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가정에 임하고 샬롬이 임한다”

이런 맥락에서 가정예배의 중요성은 가정의 달, 설교를 통해 더욱 독려할만하다. 특히 가정예배는 언택트로 교회가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없고 목회자의 돌봄이 취약한 코로나의 상황에서 더욱 요청된다.

그것은 코로나로 인한 예배와 관계의 결핍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신앙 안에서 유대와 사랑을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예배가 으레 그러하듯, 그것은 가정 예배로만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 간의 자연스런 나눔과 축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모임의 의미를 세르티양주(A. Sertillan ges)는 이렇게 말한다.

“가족은 그 지혜를 나눌 것이며, 조용히 대화하며 영혼을 단결시키고, 저무는 하루는 위안을 얻을 것이다. 조화로운 분위기가 가정을 감쌀 것이다. 그리하여 매일 저녁은 가치있는 축일 전야가 될 것이다.” ‘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라고 한 시인은 말했다. 옳은 말이다! 하나님의 포근한 날개 아래 한상에 둘러 먹고 마실 때 우리는 이 땅에 미리 임하신 낙원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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