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부활하신 그날을 기리는 부활절 새벽 미명(未明), 전국의 각 교회에서 다시 한 번 그 희망찬 소식이 울려퍼질 것이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이 세상의 현실을 볼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느끼셨을 슬픔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초부터 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재앙, 위상이 추락하고 교세도 감소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주소, 경제위기, 아직도 요원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소외와 절망 속에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웃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가 선포하는 부활의 메시지는 어리석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부활의 메시지야말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며, 예수님의 제자들과 사도 바울을 비롯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위대한 메시지다.

이 길만이 생명의 길이요 희망의 길임을 교회는 말씀을 통해, 그리고 삶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는 먼저 희망을 선포하고 실천해야 한다. 예수 부활은 죽음이라는 가장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자리에서 대반전으로 선포됐다.

그 어떤 죄와 사망의 권세도, 이 세상의 그 어떤 악의 세력도 이길 수 없는 창조주 하나님의 권세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이 인류의 현실 가운데 교회는 부활의 메시지로서 희망의 빛을 밝히 비추고 기적의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코로나19로 훼손된 예배가 회복돼야 한다. 이 일이 어려운 이유는 첫째로 아직 코로나19 사태는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적지 않은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의 ‘편안함’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며, 셋째로 이번 사태로 인해 (실제 책임 유무를 떠나)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예배 회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먼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동시에 이웃들을 위한 의무와 배려에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배를 향한 사모함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모든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힘써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속히 이 재앙을 멈추시고 이 땅을 치유하시도록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컫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겸비하여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그러할 때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과 회복의 날을 안겨 주실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화합과 화목을 선포하고 실천해야 한다. 십자가와 부활은 하나님께서 죄악으로 분리되고 분열된 인류를 향해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내미신 화해의 손길이었다.

한국교회가 부활절만큼은 좌와 우, 보수와 진보, 교단과 교단 등 모든 간극을 넘어 하나됨을 보이고 이 세상 속에서도 화해자와 화목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나눔과 희생을 선포하고 실천해야 한다.

십자가는 생명의 떡이신 예수께서 온 인류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사건이었다. 이제 그 살과 피를 먹고 마셔 새 생명을 입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께서 그러하셨듯 더욱 나누고 희생하며 섬기는 일에 진력하여 삶으로써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하여야 한다.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비록 어두울지라도 부활의 주님은 분명 지금도 만유 안에 살아 역사하신다. 그를 힘입어 부활의 메시지를 힘껏 선포하고 실천할 때 마침내는 그 생명이 온 땅에 가득 차고 넘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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