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부흥 기회로
방역활동하며 전도 ‘눈길’
다양한 지역 섬김 펼쳐
매년 아파트 경비원 선물
장애인 관공서 봉사도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렵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때에 오히려 사역이 왕성해지고 지역에서 주목을 받는 교회가 있다. 포천 기쁨의교회(김학승 목사)는 지역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다양한 섬김사역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며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에 더 바빠져

사상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상가와 지하에 위치한 작은교회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목회가 힘들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은 때에 기쁨의교회 김학승 목사는 “코로나 때문에 할 일이 더 많아지고 교회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교회 대면예배와 모임, 행사들이 금지되다시피 하자 김 목사는 스스로 할 일을 찾아다녔다.

포천시기독교연합회 수석총무로 2년간 사역한 김 목사는 코로나19 방역사역을 자청해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방역활동에 나섰다. 교회 방역만 500여 회에 달하고 매월 15~20회는 학원가와 상가를 돌며 봉사했다. 마스크와 방역복을 착용하고 소독약을 뿌리는 김 목사를 방역담당 공무원으로 아는 주민들도 많았다. 정성을 다한 방역봉사는 지역교회는 물론 주민과 상인들까지 칭찬했고 올해 초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표창까지 받는 결실로 이어졌다. 김 목사는 “코로나로 지역사회가 고통받는 때에 교회가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것인데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아서 하나님의 위로를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도만이 살길

 

김학승 목사는 전주 바울교회, 성암중앙교회, 민락교회 등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다가 2014년 포천시 소홀읍 송우리의 상가건물 4층 기쁨의교회 담임으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 교회에는 몇 명의 성도만 남은 상태였다. 사실상 재개척이나 마찬가지였다. 취임예배를 드리고 난 뒤 축하 손님들이 돌아가고 텅 빈 예배실에 혼자 남은 김 목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만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전도만이 살길이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성도들도 영적으로 침체된 상태였고 담임목사를 신뢰하지 않는 눈치였다. 김 목사는 그런 교회 분위기부터 바꾸었다.

비록 작은 상가 교회지만 성도들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올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늘 웃으며 예배와 말씀사역에 집중했다. 심방을 가거나 목회사역과 관계된 일이 아니면 가급적 외출도 자제하면서 교회를 지켰다. 그렇게 3년 정도 시간이 지나자 교회 분위기가 안정적으로 변하고 성도들도 김 목사를 보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 전도에도 열심을 냈다.

송우리는 아파트 단지가 많은 주거지역이고 초·중·고등학교 여러 곳이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 전도의 황금어장이었다. 마침 기쁨의교회가 입주한 상가건물 3층에 태권도장이 있었다. 관장이 비기독교인이지만 허락을 받아 태권도장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기 시작했다.

교회 나오라는 말도 안 하고 금요일이면 팝콘, 아이스크림, 떡볶기 등 다양한 간식을 제공했다. 김 목사를 “팝콘 아저씨”라고 부르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태권도장 아이들과 친해지자 교회에 들어와 간식을 먹고 교회를 다니게 된 아이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려동물과 식물도 전도에 활용했다. 타 교회 성도가 분양한 작은 구피 물고기를 머그컵에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식용달팽이를 얻어와 번식시킨 후 새끼달팽이를 분양하기도 했다. 꼬마선인장도 전도용으로 사용하기에 제격이었다. 학교와 학원을 바쁘게 다니고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던 아이들은 살아있는 생명을 보고 신기해하고 우리 동네에 기쁨의교회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또 붕어빵 기계를 후원 받아서 직접 붕어빵을 구우며 전도했다.

그러자 어느새 장년 성도는 20명을 넘었고 어린이도 10명 넘게 출석하게 됐다. 기쁨의교회에 처음 나온 성도들이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기존 성도들에게는 새신자를 대하는 연습도 시켰다. 왕성했던 전도사역은 지난해 코로나가 터지면서 잠정 중단됐다.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지만 교회발 코로나 감염으로 세상의 비판과 질타를 받으면서 이 때 전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상가건물 1층 입구에는 ‘교회가 미안합니다’란 배너를 세워놓았다.

돈 없어도 남 도울 수 있어

기쁨의교회는 전도사역과 더불어 지역을 섬기는 사역에 앞장서며 성결교회 위상도 높이고 있다. 화재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복지관을 후원하고 군인교회인 철원 반석교회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봉사해왔다. 매년 설명절과 추석에는 교회 인근의 6개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한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일부 주민들에게 갑질을 당한다는 뉴스를 보고 이들을 위로하고자 시작한 일이다. 70여 명에게 선물하는 재정이 교회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지만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경비원들의 모습을 볼 때 김 목사도 행복을 느낀다.      

이 밖에도 매월 경로당 식사 및 이미용 봉사, 홀몸노인 장례예식 집례, 전기시설 및 단열시공, 장애인 관공서 민원봉사, 중고생 자기주도학습 세미나 등 활발한 사역으로 큰 교회도 못하는 봉사들을 감당하고 있다.  

기쁨의교회는 또 선교하는 교회다. 작은교회는 늘 도움만 받는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 성도들에게 우리도 남을 돕고 선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현재 케냐, 프랑스, 중동A국, 평택 행복한교회, 경기 우리교회 등 총 6곳을 후원하고 있다. 신기한 일은 퍼주고 나면 없어야 하는 데 교회에 필요한 재정은 늘 남아있었다. 선교 후원을 시작하자 성도들의 헌금이 더 늘어난 것이다. 김 목사는 “우리도 선교하는 교회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금 미래를 위해 이전 또는 현 상가건물 매입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승강기 없는 상가건물 4층에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성도들의 불편도 늘 마음에 걸리는 일이다.    

1층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곳으로 이전을 하려면 월세가 배로 비싸진다. 상가건물 매입을 하려면 15억원 이상 필요한데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조금씩이라도 건축헌금을 작정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언젠가는 번듯한 교회 건물을 마련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품고 있다. “지금 교회도 너무 좋다는 성도들도 많아요. 내부도 리모델링해서 너무 예쁜데 나가는 게 아깝죠. 그래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려 합니다.”      

기쁨의교회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교회, 이름처럼 늘 기쁨이 충만한 교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