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반주할 때 가장 행복해요”
17세 때부터 피아노 반주 은퇴 후까지 66년 간 이어져
82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66년째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 봉사를 이어가는 성결인이 있다.
1914년에 설립된 부여 은산교회(설광동 목사)를 출석하는 박옥남 명예 권사(사진)는 17세 때부터 피아노 반주 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한결같이 봉사를 하고 있다.
성도들도 박 권사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은혜를 받는다. 어머니 같은 권사님이 열정적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모습 자체가 큰 감동이다.
박 권사가 젊었을 때는 주일예배, 수요예배, 교회학교 예배에서 피아노 반주를 도맡아 했다.
시골의 교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박 권사는 공예배 뿐 아니라 부흥회나 특별집회, 수련회 등 반주자가 필요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봉사했다.
박 권사는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피아노 반주를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지금도 피아노 반주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고령의 나이에도 피아노 반주 봉사를 놓지 않는 이유다.
놀라운 사실은 박 권사가 피아노학원을 다니거나 체계적으로 레슨을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1955년 은산교회 담임이었던 고 이병돈 목사(당시 전도사)가 음악에 관심이 많던 박 권사에게 서너 번 피아노 연주 이론을 가르쳐 준 것이 전부였다.
피아노가 귀하던 시절이라 박 권사는 교회 예배실에 놓인 풍금으로 처음 연습을 시작했다. 변변한 피아노 교재도 없이 찬송가 하나만 보고 연습했다.
집에서는 연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추운 겨울날에도 꽁꽁 언 손가락을 호호불어 녹여가며 혼자 교회에서 풍금을 쳤다.
처음에는 서툰 솜씨로 겨우 찬송가를 반주했으나 밤낮으로 연습을 한 덕에 점차 누가 들어도 자연스런 연주가 가능해졌다.
그녀는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칭찬을 들으며 실력을 인정받자 더욱 열심을 내어 반주 봉사를 했고 이때부터 교회학교 예배뿐 아니라 장년예배 때도 반주봉사를 하게 됐다.
박 권사가 피아노를 잘 친다는 소문이 나면서 성도들이 결혼식 때도 반주를 부탁했다. 그렇게 매일 피아노를 치다시피 하면서 금방 실력이 늘어 잘 알려진 찬송가는 악보 없이도 반주를 하는 수준이 됐다.
박 권사는 피아노 반주봉사만 열심히 한 게 아니었다. 젊은 시절부터 교회학교 교사를 맡아 20년 근속으로 봉사하여 지방회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교회 찬양대, 여전도회, 권사회 모임과 지방회 여전도회 및 권사회 연합회에서도 임원으로 40여 년간 봉사했다. 각종 모임에서도 피아노 반주는 박 권사 몫이었다.
박 권사는 70세 정년 은퇴 후에도 피아노 봉사하는 걸 멈추지 않았고 지금은 건강을 고려해 수요예배만 봉사하고 있다.
박 권사는 남편 문영길 원로장로와 은산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 모두 한 곳에서 자라고 은산교회만 섬겼다.
문 장로는 사실 박 권사가 열심히 봉사하고 피아노 치는 모습에 반해 청혼했다고 한다. 자녀들도 박 권사가 피아노 반주를 하는 걸 자랑스러워한다.
박옥남 권사는 “피아노 치는 게 젊었을 때도 좋았는데 지금도 피아노 칠 때 제일 행복하다”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피아노 반주 봉사를 계속 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