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1:15~21)

새 번역 성경은 오늘 본문 21절에서 바울의 고백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이시니, 죽는 것도 유익합니다.” 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을 이렇게 바꿔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나의 삶은 곧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삶이다’, ‘그리스도께서 나의 삶을 살아가시고 계신다’ 그렇게 바울에게 그리스도는 자기 삶의 전부이고, 자기 존재의 전부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바울은 자기 존재의 중심을 그리스도로 가득 채우고 살았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이 들어 있는 빌립보서는 에베소에서 머물고 있는 사도 바울이 빌립보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편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바울은 자유로운 몸이 아니라,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바울이 에베소에서 어떻게 하여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에 그가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바울은 스스로 감옥에 갇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따졌을 테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마음은 울분과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본문에서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약성서 안에서 사도 바울이 쓴 것으로 되어 있는 편지는 모두 13권입니다. 그 편지들 전체에서 ‘기쁨’이라는 단어가 전부 38번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빌립보서 안에서만 ‘기쁨’이라는 단어가 15번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본문에서의 바울은 감옥에서 마음속에 억울함과 울분을 품고 있어야 할 그런 상황인데, 그는 자신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쁨’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 일부 교회들의 물의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가는 바울과 같은 교회와 신앙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에서 얘기하는 ‘헌신’이 무엇인가요?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그 물음에 대한 매우 중요한 대답을 줍니다. 이런 아주 중요한 때에, 내가 절대로 물러서고 싶지 않은 그 중요한때에,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이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헌신입니다.

21절에 담겨 있는 바울의 그 숭고한 고백을 다시 생각합니다.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입니다.” ‘나’를 살지 않고, ‘그리스도’를 산다는 것: 나를 드러내고 싶은 자리, 내가 이기고 싶어지는 자리, 내가 절대로 지고 싶지 않은 바로 그 자리를 오히려 주님이 서실 자리로 내어드리는 바로 그 자세일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헌신이라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신앙생활이 이런 진정한 기쁨과 헌신을 이루는 복된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곧 이런 기쁨과 헌신은 여러분의 중심에서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예수의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신앙의 참 능력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 바라며 건강한 영성을 회복하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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