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 하나님 바라보면 소망 생겨
세계적인 에이즈 퇴치 전문가 벤처기업인·국제사회운동가 
교수로 폭넓은 경험 바탕으로 세계 최대 구호기관 수장 맡아

세계 최대 구호기구 월드비전의 새 수장으로 최근 성결인 조명환 장로
(금호교회)가 취임했다. 그는 에이즈 연구 및 퇴치운동 권위자로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조 장로는 1989년 세계 최초로 에이즈 진단시약을 개발하고 2005~2009년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이러한 풍부한 경험이 월드비전의 새 수장으로 낙점받은 이유다. 그에게서 월드비전의 미래와 신앙,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통 없는 후원금 개발 아동폭력 근절·치유사역도 성결교단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 있길 기대

코로나19로 인해 도래한 뉴노멀 시대를 살고 있는데 월드비전 사역에도 변화가 있는가? 코로나로 인해 기존 월드비전 사역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취약한 집단, 특히 취약한 아동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부정적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월드비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아동이 겪는 취약성, 불평등에 주목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 가려고 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아동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고, 아이들의 의견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주요한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구호사역을 위한 모금사역도 중요한데 새로운 모금계획이 있다면.

올해 ‘고통 없는 후원금’ 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자동차나 화장품 등을 살 때 소액을 기부하는 형태로 후원자에게는 부담을 최소화 하고 자발적 후원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 저는 MIT 슬로언스쿨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로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쳤는데, 이 경험을 살려 월드비전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부 문화에 도입, 확산하도록 하는 일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또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Vake)’는 기관 뿐 아니라 개인들도 소셜 캠페인을 열 수 있고, 역할을 나눠서 캠페인을 진행하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금이 진행된 캠페인은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보여주게 됩니다.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 등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월드비전의 역할이나 계획은?

전 세계 월드비전은 2017년도부터 아동 폭력, 매매, 학대, 방임, 착취 등 아동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글로벌 아동폭력 근절 캠페인 ‘ITAW’(It takes a world to end violence against children)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월드비전 역시 ITAW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 세계 분쟁피해아동을 돕는 ‘Give a nice day(기브어나이스데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 꿈꾸는 아이들 사업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아동들을 아동보호시설과 협력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에이즈 진단시약 개발과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학회 회장 재임 등 에이즈 퇴치운동에 앞장서오셨는데 앞으로 이 사역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월드비전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자립 마을 사업’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그 마을에서 교육, 식수위생, 보건영양, 아동보호, 소득증대 5개 분야의 개발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보건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내 에이즈가 아동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일 경우, 이를 예방하고 감염자의 치료와 생계를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내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이 진행됩니다.

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미국유학 중 우연한 기회에 에이즈 관련 연구를 시작을 계기로 에이즈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비싼 치료비 때문에 에이즈 검사조차 망설이는 가난한 가족을 직접 만나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를 돌며 정치인, 기업가 등을 직접 만나며 후원금을 모으는 일에 앞장서게 되었고 지난해까지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을 맡으며 에이즈 환자들, 에이즈 고아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월드비전 회장이 해야 하는 역할을 사전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준비시켜 주신 것 같습니다.

회장님이 존경하거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 또 인생의 좌우명이나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저를 스탠퍼드대학으로 초청한 노벨상수상자 바로크 블럼버그 박사입니다. 그는 세계 최초로 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였습니다. 건국대학교 개교기념 초청 연사로 그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블럼버그가 스탠퍼드대학의 초청을 받았을 때 저를 함께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바이러스 전문가인 그분이 저에게 바이러스는 안 가르쳐주고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저를 불렀어요. 가보면 유명 과학자, 정치인, 기업인 등 제가 평상시 만날 수 없는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주신 겁니다.

저는 그 분을 통해서 생전 처음으로 저의 분야를 넘어 정치, 경제, 경영 등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고 그 후로 과학만 알았던 저는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통섭형 인재로 변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후에 제가 벤처기업인, 국제사회운동가를 거쳐 결국은 월드비전 회장으로 거듭나게 하는 소중한 교육과 훈련이 되었습니다.

저를 지금까지 끌고 오는 성경말씀이 있는데, 빌립보서 2장 13절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입니다. 내안에 일하는 사람이 나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내 안에 일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니 매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월드비전을 이끌어가는 이사장과 회장이 성결인이라는 점에서 교단에서도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교단에 지원과 협력을 요청하고 싶으신 부분은 있다면 말씀해 달라.

성결교단은 월드비전이 탄생하는 과정부터 함께했습니다.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가 연합으로 밥피어스 목사님과 함께 월드비전을 만들게 됩니다.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님이 월드비전 제1대 이사장, 신촌교회 정진경 목사님이 2대 이사장 그리고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님이 3대 이사장으로 월드비전의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번에 신촌교회 박노훈 목사님이 이사장으로, 제가 회장으로 월드비전을 섬기게 되면서, 전 세계의 취약한 어린이를 돕는 일에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 것은 우리 교단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성결교단의 월드비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 자녀로 태어났지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교육 받을 기회도 없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여 미래를 찾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 성결교단이 이런 취약한 어린이들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월드비전과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결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성결은 저의 전부입니다. 금호교회가 천막교회로 시작할 때 어머니는 주일학교 교사였고 저는 그 교회에서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부를 거쳐 성가대원,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부 지도교사, 집사가 되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부 부장 그리고 미국 유학 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가 되었고 장로로 섬기고 있으며 지금은 월드비전 회장으로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뼈 속까지 성결인입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2:13).’ 사랑하는 성결가족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서 하나님이 일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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