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BTJ열방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해 인터콥 대표 최바울 선교사가 뒤늦게 사과를 표명했다.

사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 선교사는 지난 1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콥 열방센터 방문자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열방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46일 만에 나온 사과이다. 이번 일의 궁극적 책임은 시설을 운영하는 인터콥에 있음에도 열방센터 방문객과 이들과 접촉한 n차 감염자 등 관련 확진자가 768명으로 집계되고 나서야 비로소 사과가 나왔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진작 국민 앞에 나와서 진정성 있는 용서를 구하고 방역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어야 마땅했다. 코로나 1차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됐던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가 13일 만에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비교해도 최 선교사의 사과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11월 27일부터 한 달간 열방센터 방문자 3,003명 중 검사 결과 미등록자 309명이 여전히 진단 검사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제 와서 방역에 협조하겠다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다.

인터콥의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는 이뿐만 아니다. 이달 초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방문자 상당수가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인터콥은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호소문을 올리며 한발 물러서는 듯했다. 그런데 호소문을 올린 다음 날 상주시장을 상대로 집합 금지 및 시설 폐쇄 행정명령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국민의 생명권에 큰 위협을 가하고 본인들의 기본권을 주장하는 적반하장에 국민들이 기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부끄럽다.

지금으로는 대규모 확진자가 쏟아져 시설이 폐쇄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도 피해자이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항변할 때가 아니다. 그에 앞서 방역 당국에 최대한 협조해 이번 사태를 조기에 진정시켜야 한다.

사회적인 책임이 있는 선교단체에 걸맞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특히 아직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방문자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방역 당국 조사에는 더 성실히 응해야 한다. 이번 일에 진정 책임을 느끼고 사과한다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먼저다.

사실 인터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터콥은 2004년과 2006년 정부와 교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대행진을 강행했다.

선교사가 추방당하고 국가 간 문제까지 발생할 소지가 있는데도 말이다. 선교를 영적 전쟁으로 보는 신학적 사고와 배타적 선교 방식 때문에 타 문화권의 전통을 무시하고 현지 선교사와 성도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에 인터콥이 빠지지 않았다.

이런 일반화되지 인터콥의 선교활동은 한국교회에도 책임이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의는 인터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자 2011년과 2018년 두 번이나 인터콥을 지도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면죄부만 준 셈이 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역시 2012년 인터콥을 회원으로 받아들였고, 2018년에는 최바울 선교사를 공동회장에 임명하는 등 인터콥 옹호에 앞장서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인터콥 역시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한국교회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공격적 선교와 시한부 종말론, 코로나 백신 음모론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최 선교사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방역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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