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목사

김난도 교수를 필두로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는 매년 대한민국의 10가지 소비 트렌드를 읽어 냅니다. 2021년은 소띠 해에 맞춰 ‘COWBOY HERO(카우보이 히어로)’란 키워드로 소비 트렌드를 예측했는데요.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을 고심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가 ‘브이 노믹스(Coming of V-nomics)’입니다. 바이러스(Virus)의 첫 영문자 ‘브이’에서 시작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바꿨거나, 바꾸게 될 경제’란 뜻입니다. 국내 경기는 케이(K) 자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고 업종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죠. 교회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비껴가진 못했습니다.

세바스찬 융거는 「퍼펙트 스톰」에서 북대서양의 세 가지 평범한 폭풍이 만나게 되면, 개별적인 기상 현상을 뛰어넘어 파괴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봅니다.

‘쇠퇴기’에 ‘코로나19’를 맞았습니다. 서로 손을 잡아도 살아남기 힘든데 ‘리더십 흔들기’란 세 번째 폭풍까지 더해 예상보다 큰 위기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석, 재적, 헌금이 주는 것이 일반이거늘 리더십을 향한 압박이 가해진다면 퍼펙트 스톰의 결정적 조건까지 충족된 것입니다.

친구가 타 교파 담임목사로 부임한 지 6년, 공동의회 준비 당회에서 한 분이 질문을 하셨답니다. “목사님이 부임하셔서 지난 6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이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책임감을 가지고 고민 중입니다. 역량 부족을 느낍니다.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답을 냈으면 좋으련만 “장로님이 6년간 전도한 사람은 몇 명입니까?” “교회 부흥이 안 된 게 모두 제 책임입니까?” “재정은 늘었습니다” “재적의 허수를 정리했고 약간의 출석 인원이 줄었을 뿐입니다” 맞는 말이었지만 언성이 높아졌고 사퇴 압력까지 받았는데요. 지금은 버티는 중이랍니다. 질문을 낸 분의 의도도 문제지만 친구의 대응은 더 지혜롭지 못했습니다.  

제가 담임하는 교회도 1년간 재적이 줄었습니다. 출석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사무총회 준비를 위한 당회가 은혜롭게 끝났습니다. 그 이유는 당회원이 성숙한 공동 책임의식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에는 예산 대비 결산이 마이너스 10퍼센트였습니다. 장로님 두 분이 사업의 어려움으로 자신의 십일조가 줄었다며 내년에는 열심을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책임론이란 세 번째 폭풍이 이미 와 있다면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접근하지만 실상은 리더에 대한 이의제기입니다. 불평과 불만을 온 마음으로 받아 녹여 내는 게 리더의 첫 번째 걸음인데요.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라 하더라도 설득하려고 하면 되레 궁색한 변명이 되고 맙니다.

감정적인 충돌이 생기면 잃을 게 훨씬 더 큽니다. 상한 마음을 달래려 지지자 그룹을 찾으면 잠시 위로를 얻겠지만 공동체는 파멸의 길로 가기 십상입니다. 공동체는 양극단으로 치닫고 폭풍의 눈은 리더의 심장을 겨눕니다.   

해서, 오늘의 의제를 상정합니다. “교회 성장을 위해 내가 버려야 할 것과 당장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리더와 리더 그룹, 나아가 교회의 연대감과 공동 책임의식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서로를 향한 칭찬과 격려를 담은 축복의 말은 어떤 게 있을까?” “행복한 교회,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려면 각자의 책임은 무엇인가?”

주님은 여자와 아이를 뺀 오천 명이 모인 빈 들에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라고 하셨는데요. 주님께서는 사십일 금식 후 자신을 위해서는 떡을 만들지 않았으나 이들을 위해서는 떡을 만드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위해 능력을 쓰지 않고 인류 구원을 위해 쓰셨기에 우리는 지금도 주님만을 따릅니다. 가르침이 교리가 아닌 삶이 교리였습니다. 가르침을 삶으로 증명하셨습니다. 

리더는 건설적인 제안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고 아파하며 성장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데요. 리더가 아프고 성도가 덜 아플 수 있다면 기꺼이 아파해야 합니다. 리더가 아파하는 것과 리더를 아프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리더와 교회는 더 늦기 전에 제로섬 게임을 멈추고 각자의 책임에 집중해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의 책임, 리더 그룹이 각자의 책임에 집중할 때 하나님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책임을 다하실 겁니다. 

교회의 ‘V’자 회복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미래가 그리 절망적이지 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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