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려워도 작은교회 흔들려서는 안 돼”
아직도 연탄 사용하는 교회 있어, 작은교회 사연 듣고 사명감 가져
설립 전부터 시작해 25곳 리모델링, 봉사자·재단이사 등 지원 큰 힘

조일래 목사는 코로나 사태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작은교회의 어려운 현장을 돌아봤다. 어려움에 처한 작은교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다. 조 목사가 지난해 2월 설립한 목자재단은 벌써 25개 교회당을 수리했다. 주식회사 수정 대표이사와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아직도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조 목사가 꿈꾸고 있는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은퇴 후 목자재단을 만들었는데 어떤 단체인가?
지금도 어려운 교회와 목회자들을 돕는 곳이 많지만 정말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울 길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목자재단을 설립했다. 목회 초기에 교회 개척을 해 봤기에 어려운 교회들의 사정을 잘 안다. 그래서 총회장 때 ‘2·3·4 부흥운동’을 통해 어려운 교회를 돕는데 힘썼다. 교역자 생활비도 없고 낡은 예배당 페인트 칠조차 할 수 없는 교회들, 비가 새도 재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교회의 리모델링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페인트칠만 잘 해도 예배 환경이 밝아지고 좋아진다. 목자재단은 작년 2월 설립해 아직 1년이 안됐지만 25개 교회를 리모델링을 해주었다. 앞으로 목자재단을 통해 목자와 작은교회를 세우면서, ‘2·3·4 부흥운동’도 함께 진행하고 싶다. 세상이 어려워도 작은교회는 흔들려서도 안 되고 후원과 관심도 멈춰서는 안 된다. 

재단을 설립하기 전에 사업부터 시작했는데 그렇게 급했나? 
작은교회 현실이 너무 절박했다. 2019년 7월 발기인 모임을 가졌는데 주변에서 시급하다고 해서 먼저 시작했다. 창립총회 전에 5개 교회의 리모델링 작업을 먼저 했다. 돈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작은교회 리모델링 사역에 뜻을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처음 목자재단을 구상할 때 저와 아내가 각각 5,000만원 씩 총 1억원을 출연하기로 했고, 뜻 있는 분들도 후원을 해주셨다. 이후 한국성결신문에 리모델링이 긴급히 필요한 교회를 모집한다는 신청 공고를 냈다. 대상은 세례교인 20명 미만, 1년 경상비 2,000만원 미만이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26개 교회가 신청했다. 현지답사를 일일이 해서 그 중 23개 교회의 리모델링을 맡았다. 여기에 총회의 요청으로 수해 피해를 입은 교회 등 3~4곳을 추가했다. 3월까지 시행하면 모두 마친다.

짧은 기간에 성과가 크다. 
그렇지 않다. 많은 돈을 들여 한 교회를 화려하고 멋지게 탈바꿈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어려운 교회에 꼭 필요한 환경을 개선해 주는데 힘쓰고 있다. 우리는 5,000만원을 들여서 한 교회 전체를 수리하는 것보다, 500만원 씩 10개 교회의 당장 필요한 것을 고쳐주는 것이 취지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업자에게 맡기면 이익도 생각해야 하고 이런저런 추가 비용에 인건비도 들지만 목자재단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재료도 발품을 팔아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다. 인건비도 선교적 마인드로 봉사해주기 때문에 거의 들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하루에 하는 일의 양도 업자들보다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역이 가능한 것이다.
목자재단 후원회원 뿐만 아니라 좋은 취지에 공감해서 주변에 뜻있는 분들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동참해 주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자신의 칠순을 잔치를 하지 않고 대신에 교회 두 곳의 리모델링을 지원한 분도 있었고, 독지가가 재정을 후원해 주기도 했다. 재단 이사 중에서도 한 교회의 리모델링 비용을 맡아 주었다. 최근에는 총회와 국내선교위원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에서도 이 사역을 인정해 주셔서 재난 복구와 교회당 리모델링을 요청했다. 그러다 보니 일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봉사자들의 역할이 크다. 돈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전문 봉사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TH인테리어 대표 엄태희 장로와 백성도 목사, 채종석 목사 등 여러 봉사자들께서 섬김의 마음으로 헌신적으로 일해 주신다. 목회자들은 목회하면서도 틈틈이 공사 현장에서 몸이 부서져라 수고가 많다. 정말 내 교회처럼 성심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작은교회를 일일이 돌아보고 있는데, 상황은  어떠했나?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작은교회가 어렵다는 걸 말로만 듣고 알았지 직접 겪어보니 너무 열악했다. 한 교회는 리모델링 전에 방문했더니 목회자 부부와 아이 둘 그리고 성도 한 사람만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이러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우리 아내가 교회 사모를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교회도 있었다. 2019년 12월 증평수정교회 리모델링에서 보일러가 고장 났다고 해서 전기보일러로 교체했는데 당시 윤방원 목사님이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제 연탄에서 해방됐습니다”라고 제 손을 꼭 잡아주셨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윤 목사님은 얼마전에 소천해서 고인이 되었지만 매일 연탄을 18개씩 갈았다고 한다. 인천에 있는 한 교회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수세식으로 바꿔줬다. 그 전에는 새신자는 물론, 기존 성도들도 화장실 때문에 교회 오는 데 부담이 됐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작은교회와 목회자들은 정부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모이지도 못하게 하면서 외면하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작은교회들은 지난 해부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에서는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게 되자 교회에도 지원을 해준다. 그런데 우리는 정부 지원이 없다. 일반 소상공인들은 정부에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보조해 주지만 교회는 내가 아는 한 그런 게 없다. 더구나 후원하던 교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교회 재정이 더 어려워지다 보니 후원을 줄이고 있다. 그러니 더 어렵다. 작은교회를 도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대표회장도 맡고 있는데, 코로나19 시대 세기총 사역은 어떠했나.
세기총은 약 750만 명의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단체이다. 문자 그대로 세기총은 한인 선교뿐 아니라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전 세계 오대양 육대주 곳곳에서 기도회를 여는 사역을 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활동이 ‘올 스톱’ 됐다. 저도 세기총을 맡고 나서 한 번도 해외를 나가지 못했다. 그 동안 진행하던 선교대회나 기도회도 전혀 진행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대신 마스크 보내기, 구호품 보내기 등의 봉사 사역을 진행했다. 

새해 계획은
새해에는 ‘2·3·4 부흥운동’을 벌이고 싶다. 리모델링 지원 사업은 1년 동안 했지만 예산 때문에 아직 ‘2·3·4 부흥운동’을 시작하지 못했다. 올해는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대로 7명이든 12명이든, 소수만이라도 ‘2·3·4 부흥운동’을 함께하고 싶다. 총회장 시절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2·3·4 부흥운동’을 펼쳤지만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다. 지원만 아니라 홀로 설 수 있도록 2·3·4 부흥운동을 해야 한국교회가 산다고 생각한다. 목회는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더디더라도 작은 교회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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