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6:11~13) 

‘그루터기’의 히브리어 ‘마체베트’는 뿌리, 줄기, 기둥을 뜻하는 말로서 원초적인 생명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어 내고 남은 뿌리와 밑둥이 ‘그루터기’입니다. 당시 유다의 상황이 ‘그루터기’였습니다.

유다가 바벨론의 침략을 받아 멸망 당하고 유대인들 중에 90%의 사람들이 죽거나 잡혀갔습니다. 이제 유다 땅에 남은 사람은 겨우 10분의 1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남은 사람들은 병자들, 허약자들, 고령자나 여자와 아이들 뿐이었습니다. 이제 유다는 끝난 것 같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어도 소용없다고 한숨만 푹푹 쉬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 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13절) 

유다 땅 사람들 중 10분의 9가 죽거나 사로잡혀 10분의 1만 남았는데 그마저도 다 멸망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더 절망적입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10분의 1가운데서 살아남은 그루터기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유다를 다시 살릴 것이라는 겁니다.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한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루터기’만 있으면 죽은 것 같지만 죽은게 아니라 아직도 생명이 있고 다시 자라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2020년 한해의 결산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청천벽력(靑天霹靂)입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모두가 넋이 나가 버렸습니다. 

거리에서는 사람 구경하기가 어렵고, 북적거리던 상점들은 빈가게가 즐비합니다. 길을 가도 사람을 피해가고, 예배를 드려도 텅빈 자리에, 마스크 때문에 반가운 얼굴들도 볼 수 없습니다. 어느 교회는 코로나로 10개월 동안 얼굴 한번 못 본 교인이 50%나 된다고 했습니다. 하기야 예배가 중단되는 사태이니 오죽이나 하겠습니까?

정말 2020년이라는 맑게 갠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개인, 가정, 사회 모두가 날벼락을 맞아 밑둥만 남은 ‘그루터기’ 모양새입니다. 종려나무같이 번성하고 백향목 같이 성장해도 모자랄 정도인데 ‘그루터기’만 남았으니 망연자실(茫然自失)입니다. 10분의 9가 없어지고 10분의 1만 남았는데 그 마저도 황폐하게 될 지경이니 속수무책(束手無策)입니다.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13절)

밤나무나 상수리 나무는 나무를 잘라도 그루터기에서 싹이 돋는 강한 속성 때문에 생명력이 강해서 그루터기만 있으면 언젠가는 그 곳에서 싹이 나고 다시 자라나게 됩니다.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한 언제나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뭘 하려니 너무 작습니까? 2021년을 바라보니 지금 가진 것이 그루터기 밖에 안 되서 앞날이 너무 힘들어 보입니까? 직장인들 지금 직급도 낮고 월급도 적고 해서 그루터기입니까?

사업하는 분들은 지금 너무 규모가 작고 코로나벼락을 맞아 많이 무너져 내렸습니까? 온 사회의 전반이 첩첩산중(疊疊山中), 지리멸렬(支離滅裂)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그루터기’만 있으면 거기서 다시 싹이 나고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2021년 올해에는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고 자라나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해가 되어서 여호와께서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게 하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하는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 1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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