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과 성탄절

    하도균 교수

올해 성탄절은 유례없는 팬데믹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국적인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성탄절이라 자유롭게 모일 수도 없고, 어떠한 행사를 계획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탄절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조금만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성탄절을 바라보면, 팬데믹한 상황 가운데 맞이하는 성탄절의 상황이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팬데믹 상황과 성탄은 너무 잘 어울리는 어구라는 것이지요. 성탄의 기쁜 소식은 항상 소망이 없는 세상과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성경도 위와 같은 내용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에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에게 주권을 빼앗긴 상태였으며, 1세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이스라엘 국민의 대다수(거의 85%정도)가 경제적으로 밑바닥의 거지와 같은 삶을 살며 어떠한 소망도 품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보다 약 700년 앞서 활동하였던 이사야는 소망 없는 세상에 예수의 오심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습니다. “마른 땅에 나온 줄기와 같다”(사 53:2) 그렇습니다! 이 표현이 너무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마른 땅’에 오신 예수님
이사야 선지자가 ‘마른 땅’이라는 표현을 한 이유는 먼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이스라엘의 실제적인 상태가 마른 땅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메시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신앙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말라기 선지자 이후로 약 400년간 영적인 암흑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에세네파, 바리새파, 사두개파, 열심당원 등 분파들이 나라의 회복과 신앙의 부흥을 추구하며 노력하였지만 그들의 힘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를 회복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메시아를 맞이해야 할 핵심 종교인들은 오히려 예수를 핍박하고 못 박아 죽일 장본인이 될 정도로 피폐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이상 어디서도 생명의 새싹을 기대할 수 없는 ‘마른 땅’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던 이스라엘이었습니다. 

‘마른 땅’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당시 세상이 처한 상태를 나타내주는 표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 시대에 세상을 호령했던 로마는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욕을 품고 그 힘의 영향력을 펼쳐 나가던 시기였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번영했지만 내면적으로, 로마는 육체적인 쾌락을 추구하며 방탕하여 국가적인 기반이 점차 무너져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도 암흑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세상 역시 극도로 타락하여 사회의 기반이 무너져가고 있는 ‘마른 땅’과 같은 시대였습니다.  

그래도 소망은 있다!
‘메마른 땅’에서 생명의 ‘줄기’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물 한 방울 없이 쩍쩍 갈라진 땅에서도 예수가 오시면 생명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라는 표현은 세상에 소망을 주는 메시지입니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한다고 힘들어만 하지 마십시오! 세상 속에서 인륜이 무너지고, 패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끝났다고만 하지 마십시오! 내가 지금까지 보고 경험한 것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된다고 할지라도 소망은 있습니다. 예수가 마른 땅을 뚫고 오셨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세상의 소망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어디에서 그 생명의 소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교회입니다! 예수께서 오늘날 이 세상에서 교회의 머리로 자리잡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위축되고 힘을 잃어가도, 세상의 다른 단체들 보다도 더 못한 단체의 모습을 보일지라도, 생명의 소망을 찾을 수 있는 곳은 교회입니다! 예수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세상의 마지막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의 마지막 소망은 예수가 머리로 계시는 교회입니다! 교회에서만 생명의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성탄절에는 이러한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 공유하며 성탄의 의미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십자가를 진 것과 같은 심각하고 죽음의 상황과 같더라도, 그와 같은 상황을 뚫고 소망을 주시기 위해 오신 분이 예수이시기에, 그 안에서 소망을 가질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또한 예수께서 머리로서 진두지휘하시는 곳이 교회임을 알고, 교회를 응원하고 기대하며 외칩시다. 

“교회여! 힘을 내어 다시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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