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 목회로 ‘예수 닮기’에 집중
말씀과 뜨거운 기도로 성령(성결)체험 강조
사중복음 실현 위해 지역 섬김 목회 펼쳐
서울 충정로의 아현교회(조원근 목사)는 오늘날 사중복음을 뿌리내리게 한 주춧돌이다.
1914년 경성성서학원(서울신대 전신)의 강당(학교)교회로 출발한 아현교회는 마땅한 교육의 기틀조차 마련되지 않았던 시기에 사중복음의 전통 위에서도 신학교육과 교역자 양성, 성결운동 등 교단의 부흥과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명직 목사가 신학교 부흥회에서 죄책 자백과 회개로 시작된 성결교회 부흥운동이 아현교회에서 시작되었으며, 초기 신유의 역사가 일어났던 현장도 바로 아현교회였다.
조원근 목사도 사중복음 중심의 목회를 이어왔다. 입교부터 임직교육까지 중생(거듭남)과 성결(성령체험) 교육이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우선 새가족이 입교하면 12주간 중생(거듭남)에 대해 철저히 가르친다.
세례를 줄때도 의례적인 답변이 아니라 영적으로 거듭남을 확신하는 이에게만 세례를 베풀고 있다. 설교할 때 역시 “내 안에서 생명이 거듭나지 않으면 삶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성령 충만한 삶(성결)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직후보자 교육을 할 때도 중생과 성결의 내면화를 강하게 요구한다.
조 목사는 이런 목회를 실천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기도원에 들어가서 주일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30년 넘게 지켜온 원칙이다. 나를 돌아보고(죽이고), 새로운 시야로 성도를 만나고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다.
1년에 4번 정도 특별기도회를 여는 것도 성결교회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신유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고 치유기도, 안수기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육체적 건강과 행복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재림’의 신앙도 성도에게 틈틈이 심어주고 있다.
주일오후예배 대신 소그룹 성경공부로
아현교회는 웨슬리의 소그룹 전통을 일찍부터 실현했다.
1990년대 초 주일 저녁예배가 오후 예배로 바뀌는 전환기에 교단 내에서 가장 먼저 오후 예배를 소그룹 성경공부로 전환했다. 대그룹 중심의 예배에서 벗어나 성도들 간의 활발한 대화와 토론, 교제가 가능하게 만든 획기적인 개편이었다.
주일학교부터 중고등부, 청년부를 거쳐 장년까지 소그룹 활동이 활발해졌다. 교단 최초로 교회 내 카페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조 목사는 “소그룹은 성경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누는 것이다”며 “무조건 듣는 것보다 남을 가르칠 때 더 머릿속에 정리가 잘된다. 성경에 대한 습득과 이해도 확실히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향한 섬김
아현교회는 사중복음의 정신을 따라 한국교회와 지역을 위해 나누고 베풀어 왔다. 지역주민센터의 협조를 얻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추천받아 생활비를 지원키도 하고, 교회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이들을 정기적으로 찾아 위로와 격려를 나눈다.
오랫동안 경로대학을 열고, 지역 노인 복지를 이끌고 있고, 주요 절기 때면 헌금을 반드시 나눔 사역에 쓰도록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결학사’다. 아현교회는 2000년 서울, 수도권에 진학하는 농어촌 학생들을 위한 ‘성결학사’를 개소했다. 1997년 병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매입해 새롭게 리모델링한 성결학사는 서울에서도 신촌, 홍대 등 주요 대학 밀집지역과 불과 10여분 거리여서, 이곳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정도다.
타교단 교회에 예배공간 제공
이 뿐 아니다. 옛 건물은 다른 교회의 예배 공간으로 제공해 주고 있다. 북아현장로교회가 교회당 건축하는 동안 예배 처소가 구하지 못하자 옛 예배당을 무상으로 임대해 줬다.
사실 같은 지역 내에서 다른 교회에 예배실을 내어주는 것이 쉽지 않는 결정이었지만 상생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조원근 목사는 “이제는 예배당 안에 가둬두는 복음이 아닌, 지역에 흩어져 열매 맺는 복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주년 기념 교회당 건립
조원근 목사는 100주년을 기념한 새 예배당을 건축하고, 아현교회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100년의 문을 열었다. 1997년 옛 서울신대 건물과 용지 등 2,500여 평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3년 9월, 3년여의 공사 끝에 지금의 예배당을 완성했다.
노아방주를 모티브로 한 예배당은 1,600여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대형공간으로, 지난 수년 간 교단의 중요 행사들이 이곳에서 치러지고 있다.
내년 2월 조기 은퇴를 결심한 조원근 목사는 사중복음의 궁극적 목표가 결국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세상과 나누며, 천국을 소망할 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이다.
아현교회가 내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땅 끝까지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