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익 목사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시작한 경자년(庚子年)이 생각도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하여 엉망이 되었다. 작년 12월 중국의 우한에서 전염병이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무자비하게 달려들었고 남의 이야기가 우리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 잔뜩 겁이 난 상태로 올해 대부분을 쫓기듯이 살아왔다.

그리고 한 해를 마감하며 새해를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와 소망보다는 두려움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머물러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움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주의 날이 도둑같이 오리니”(벧후 3:10)라고 말씀하셨다. 종말론적 신앙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우리가 왜 이 도둑같이 다가온 코로나19를 대비하지 못하였는가? 다 잠자고 있었고, 주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우리는 오늘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며 작년과 똑같은 올해를 살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우리는 코로나19의 문제를 제외하고 무엇을 하였는가?

과거 전쟁에도 예배를 드렸다고 큰소리치던 사람들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도 꼼짝하지 못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던 사람들이 행한 결과는 무엇인가? 믿음의 열매였는지 아니면 교만의 헛소리였는지 우리의 생각과 달리 세상은 교회에 대하여 싸늘하다 못해 비난의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성결교회의 미래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생각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난 이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가?

노아 홍수 이후에 사람들은 하나님을 찾지 않고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피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류의 언어를 흩으심으로 간단하게 그들의 계획을 무산시켰고 더는 하나님을 대항할 수 없도록 하셨다.

코로나19, 과학의 영역에서 준비한 백신과 치료제로 우리는 안전해질까? 과학자들에 의하면 코로나19와 같은 인체에 감염된 적이 없는 바이러스가 무려 500여 종이나 더 있다고 한다. 오늘 A라는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내일이면 B라는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노력과 수고로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어리석은 믿음을 버려야 한다. 바벨탑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던 과거의 어리석은 발자취를 따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아닌 하나님의 뜻이다. 바벨탑이 아니라 왜 홍수로 심판을 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있는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마태복음 24장에 보면 홍수 전 노아 시대에는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자기의 유복한 삶에만 관심을 갖고 하나님의 뜻과 생각에 관해서는 무관심했기에 홍수로 그들을 심판하고 노아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하셨다.

이제 우리는 2020년, 코로나19로 무능력해진 올해를 보내면서 새해를 준비하는 이때 바벨탑을 쌓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본체이시면서도 인간의 육체로 오셨던 예수님의 겸손을 배워 세상 앞에 굴복하는 삶이 아닌 세상을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한 겸손의 신앙을 보여야 한다.

그 하나님은 우리가 다시 한번 엎드리기를 원하시고, 다시 한번 하나님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내 이름으로 불리는 내 백성들이 악한 길에서 돌이켜 스스로 낮아져 기도하고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며 그 땅을 고칠 것이다”(대하 7:14, 우리말성경)

이제 하나님의 시간이 우리의 삶을 이끌 수 있도록 그동안의 경험과 업적을 내려놓고 무릎으로 올해를 마무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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