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살리는 교회 대안찾기’ 
리포터 한석봉·카메라맨 조재덕
농촌교회 희망 심고 위로도 전해

‘희망 유튜버’로 변신한 리포터 한석봉 목사와 카메라맨 조재덕 목사가 원의제일교회 안대정 목사를 인터뷰 하는 모습.
‘희망 유튜버’로 변신한 리포터 한석봉 목사와 카메라맨 조재덕 목사가 원의제일교회 안대정 목사를 인터뷰 하는 모습.

코로나19는 성탄절 풍경마저 바꿔버렸지만 이 ‘코로나 시대’에 역발상으로 밝은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석봉 목사(전원교회)와 조재덕 목사(산외중앙교회) 콤비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마을을 변화시키는 작은교회 이야기’를 찾아 자비량으로 전국 농촌과 어촌, 산촌마을 작은교회를 방문하는 새로운 사역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9월부터 다시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할 때, 지금이다. 이제 작은교회 방문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영상 기술이 있는 조재덕 목사님과 의기투합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역에 돌입했죠.”

전원교회 한석봉 목사. 농사짓는 목회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한 목사는 최근 남다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요즘 지역을 살리는 농어촌, 산촌교회 이야기를 발굴하는 '리포터'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원교회 한석봉 목사. 농사짓는 목회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한 목사는 최근 남다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요즘 지역을 살리는 농어촌, 산촌교회 이야기를 발굴하는 '리포터'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석봉 목사는 평소 농어촌교회 중 규모는 작아도 남다른 목회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교회를 찾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은 시골 작은교회지만 열정의 목회로 지역을 변화시킨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농어촌교회도 희망이 있다” “교회가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그의 소망이다. 

사실 한석봉 목사 스스로 농사짓는 농촌목회자로 교회가 지역을 변화시킨 사례로 손꼽히지만 그의 목적은 ‘자랑’이 아니기에 자신의 이야기는 맨 마지막 순서로 돌렸다. 농어촌, 산촌의 작은교회들의 사례를 발굴해야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불어넣고, 도시교회와 교단의 관심과 기도, 지원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런 바람을 품고 한조 목사 콤비는 지난 한달 반동안 무려 10개 교회를 방문했다.

서산 해미교회(이승렬 목사)를 시작으로 진안 옥토교회(최인석 목사), 진주 아브라함교회(옥광석 목사), 김천 구성중앙교회(배중훈 목사), 속초 샬롬교회(양형철 목사), 거진제일교회(이기환 목사), 부여 라복교회(이영노 목사), 원의제일교회(안대정 목사), 연곡효성교회(모세형 목사), 제천 도전교회(최지광 목사) 등이다. 모두 다양한 목회환경에서 각자 특색있는 목회를 펼치는 교회들이다. 

산외중앙교회 조재덕 목사는 '카매라 맨'을 자처하고 있다. 본인이 소장한 카메라 3대와 카메라 지지대, 조명기구까지 매번 이삿짐 같은 짐을 실어나를 것만해도 힘든데 영상찍고 편집까지 그의 몫이다. 일은 많아졌지만 조 목사는 농어촌 작은교회의 대안을 찾기 위한 이 사역이 즐겁다고 말했다.
산외중앙교회 조재덕 목사는 '카매라 맨'을 자처하고 있다. 본인이 소장한 카메라 3대와 카메라 지지대, 조명기구까지 매번 이삿짐 같은 짐을 실어나를 것만해도 힘든데 영상찍고 편집까지 그의 몫이다. 일은 많아졌지만 조 목사는 농어촌 작은교회의 대안을 찾기 위한 이 사역이 즐겁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교회를 방문하는거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다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을텐데 현재 이 사역에 필요한 재원은 두 목사가 자비량으로 감당하고 있다. 물론 방문할 교회를 조사하고 섭외하고 인터뷰하고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모든 일도 두 사람의 몫이다.

한석봉 목사가 방문할 교회를 선정해서 그 교회에 대해 사전점검을 하고 인터뷰 질문 작성과 인터뷰를 맡고, 조재덕 목사는 자신이 소장한 3대의 카메라와 조명을 들고 어디든 동행해 촬영하고 짧은 다큐처럼 편집까지 한다.

최근에 컴퓨터가 자꾸 다운되는 바람에 한 목사가 영상편집을 위해 새 컴퓨터를 한 대 사서 조 목사에게 건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지출도 많아지고 일도 많아지는 모양세다. 하지만 이 콤비 목사들은 싱글벙글이다. 

조재덕 목사는 “사실 두명이 모두 맡아 하기엔 일거리가 좀 많지만.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라 그런지 고생이라는 생각이 안든다”면서 “오히려 재미있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역은 어떻게 진행될까? 기자가 지난 12월 11일 경기도 소재 연곡효성교회(모세형 목사)를 방문하는 이 팀을 따라나섰다. 한석봉 목사는 충주에서, 조재덕 목사는 정읍에서 출발해 연곡효성교회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반. 영상촬영에 필요한 카메라와 조명가방이 산더미처럼 작은예배당을 가득채웠다. 카메라 세팅을 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연곡효성교회 모세형 목사 인터뷰에 앞서 다 함께 기념사진 찰칵!
연곡효성교회 모세형 목사 인터뷰에 앞서 다 함께 기념사진 찰칵!

 

그 사이 연곡효성교회 모세형 목사에게 “젊은분이 시골교회에서 목회하는게 답답하지는 않나”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모 목사는 “작은교회는 어렵다, 작은교회 외롭다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면서 “제가 시골에서 13년간 목회하다보니 시골교회가 생각만큼 척박하고 각박하고 불가능한 불모지가 아니다. 오히려 도시의 재개발 상가교회가 더 불모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특히 모 목사는 “시골교회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변두리가 창조의 공간이듯이 도시보다 시골교회가 미래 가능성을 갖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답을 들은 한석봉 목사는 “목수 목사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모세형 목사님은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나 오늘의 인터뷰가 더 기대가 된다”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렇게 시작된 인터뷰는 1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한석봉 목사는 “농어촌교회 목사님들을 만나면 통하는게 많아요. 서로 속 깊은 얘기를 나누게 되는데 나도 위로와 도전을 받고, 상대 목사님들도 나로 인해 위로와 힘을 받는 걸 느끼며  이 사역이 참 보람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자기 궁금증이 일었다. 그동안 ‘이장 목사’, ‘장수식당’, ‘들꽃향기작은도서관’ 등 독특한 특징이 있는 목회자들을 만났는데 누가 가장 인상 깊었을까?

한석봉 목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진안 옥토교회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을 가장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최인석 목사님이 마을발전추진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최근엔 무료양로원도 열었고, 지역 조손가정을 돌보기 위해 그룹홈도 운영하며 이전보다 확실히 더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었다”면서 “내년에 교회 앞에 진안군에서 8억원 예산으로 마을 도서관을 건립하는데 그게 다 목사님을 통해 이뤄지는 일이라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조재덕 목사도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도 교회는 남아있다. 이런 점에서 마을을 바꿀 수 있는 건 교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 전체를 예수공동체로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이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목사는 “노인과 돌봄 받지 못하는 어린아이들만 남은 농어촌 마을들이 많다. 그 마을을 살리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교회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교회들의 이야기를 알리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마음으로 목회자들을 만나다보니 이 콤비가 교회를 찾아가는 것 자체가 지쳐있는 목회자들에게 힘을 주는 일이 되기도 한다. 

“사실 목회자들은 9번 잘해도 1번 잘못해서 공든탑이 무너지는 일이 많아요. 이런 일 때문에 지친 분도 계시고,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건지 자신감을 잃은 분들도 계셔 안타까웠다”는 한 목사는 “저도 농촌목회하며 참 어려운일도 많았고 깨달은 것도 많아 제 경험을 들려주고 서로 공감을 나누니, 상심했던 분들이 다시 일어설 용기와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감사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실제로 이 콤비가 다섯 번째 방문했던 속초 샬롬교회 양형철 목사는 “우리교회 사역을 알고 싶다고 찾아오신 분들이 너무 감사했고,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 비전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고 말했다. 

무엇이 목회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도전을 주고 용기를 주었을까. 해답은 내년 초에 공개될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석봉 목사는 “10개 교회 목사님들과 만난 인터뷰 영상을 ‘농어촌교회 어떻게 목회해야 하나’를 알려주는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내년 초에 유튜브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우리 교단의 건강한 농어촌 교회들을 널리 알리고, 궁극적으로 이렇게 가능성이 있는 농어산촌교회를 위해 교단이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작은교회의 희망찬 이야기를 찾고, 희망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소망을 불어넣는 이 콤비의 사역이 풍성한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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