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회 곳곳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한국교회 역시 공황상태에 빠졌다. 몇몇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당국은 한국교회 전체를 마치 코로나 확산의 온상인양 치부해 급기야 예배의 자유마저 박탈했다. 결국 한국교회는 천부적 인권인 신앙의 자유마저 빼앗긴 채 생존의 갈림길에 내몰렸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가 샌드백이 되어 공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분열과 갈등으로 나뉜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지 못했고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단체도 3~4개로 쪼개어져 대표성을 상실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다.
다행스러운 것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 됨을 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연합단체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제는 뭉쳐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확인했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이 신호를 필두로 이제부터 새롭게 거듭나면 된다.
다만 지금까지 그랬듯이 보수연합단체의 하나 됨은 또 다른 분열을 전초로 하는 하나 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3의, 제4의 연합단체란 부정적 의미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성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
의미 없는 서두름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몇 차례 통합을 논의하다가 틀어졌던 일이나 한교연과 한교총이 하나 되기 위해 한기연을 만들었다가 무산됐던 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결코 개별의 이익을 위한 하나 됨은 진정성을 가질 수 없다. 진정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심정으로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되는 운동에 참여하는 결단이 절실하다.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소유욕과 지배욕 그리고 명예욕을 내려놓고 성경의 가르침과 예수님의 교훈대로 따라야 한다.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선교의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한 하나님을 믿고 같은 성경을 보고 같은 찬송가를 부르면서도 분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교회의 신뢰도는 더욱 곤두박질하고 만다.
현재 3개로 분열된 보수 연합단체 간에 반목과 갈등이 멈추지 않는 것은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모두가 지배욕과 소유욕, 명예욕에서 탈피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모습만 생각해야 한다.
하비 콕스가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고 경고한 것처럼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서 보수 연합단체는 서로를 향한 다툼이 아닌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한다.
나아가 세상의 풍파에 힘없이 쓰러져 가는 교회를 온전하게 세우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보수 연합단체가 한국교회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3개의 보수연합기관은 이제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하나님의 선교현장, 예수님의 삶의 현장, 역사의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 각 보수 연합단체의 지도자들은 “세상은 다 변해도 한국교회는 하나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의미나 이익 등을 다 제쳐두고 하나님의 준엄하신 명령으로 여겨 화합과 일치를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모처럼 하나 됨의 기회가 온 지금 한교총과 한기총, 한교연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심으로 하나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