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히자 신앙 여행 시작
여행업계 매출 상위서 코로나로 불황 장기화
대리점 한 곳 폐쇄해도 절망 딛고 신앙 성장 이뤄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행사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이다.
평택에서 하나투어 공식인증 대리점 국진월드여행사 3곳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성기범 집사(평택교회·사진)도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성 집사는 지난 18년간 여행업에 종사하며 전국에서 매출이 3~5등에 이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 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
주로 태국, 일본,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여행을 담당했는데 월 매출이 4~5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그랬던 그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쇄도하던 여행 예약 주문이 뚝 끊기고 이미 들어온 예약마저 취소되면서 매출이 ‘제로’ 상태가 됐다. ‘그래도 서너 달 버티면 상황이 나아지겠지’ 하던 기대마저 코로나 사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결국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대리점 한 곳은 폐업을 했다.
성 집사는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코로나19는 여행업계를 사실상 고사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이번 코로나 사태는 비록 사업에 있어 절망감을 안겨주었지만 오직 하나님만 바라는 신앙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타사가 줄줄이 폐업을 하는 가운데 신앙은 그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히 일에 파묻혀 사는 것에 익숙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갑자기 진공상태가 된 것처럼 공허한 일상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는데 기도하는 가운데 그동안 보이지 않던 말씀들이 눈에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제 입술에서 기도가 터져 나오더군요.”
절망 속에서 하나님을 붙잡은 성 집사는 말씀을 읽고 기도에 집중하면서 차츰 절망감을 떨쳐내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희망을 품자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 집사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자녀들이 다니던 학원도 끊으며 생활비를 아꼈다. 대리점 한 곳은 폐업했지만 나머지 두 곳은 남겨 둔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야했다.
일단 모두 폐업을 하고 코로나가 종식될 때 다시 시작하면 좋겠지만 업계의 특성상 한번 손을 놓으면 다시 재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는 끝까지 버티기로 한 것이다.
8월부터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제주도 등 국내여행이 차츰 활기를 되찾을 때 성 집사도 국내여행 업무를 시작했다. 월 매출과 순수입이 제로에 가깝지만 여행사를 다시 운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연말에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된다는 뉴스도 반가웠다. 최근 코로나 3차 유행으로 국내 여행길마져 사실상 막혀 버려 또다시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는다. 지금껏 그래왔듯 신앙이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앗아가는 코로나지만 그래도 그는 코로나 시대에 무엇보다 귀한 한 가지를 얻었다. 그가 코로나 속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신앙의 성장이다. 이제 어떤 고난이 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신앙의 기본기를 얻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믿음으로 이겨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기도와 응원도 큰 힘이 됩니다. 언젠가 분명히 코로나가 끝날 것인데 그때를 위해 오늘도 힘차게 살아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