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열매

               이종무 목사

순교자 정태희 장로는 무덤도 없고 묘비도 세우지 않았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정 장로가 순교할 당시 딸 4명이 있었는데 그 딸들은 정 장로가 순교한 뒤에 궁핍한 생활로 고생하며 살다가 10여 년 동안 한 사람 한 사람씩 질병으로 모두 요절(夭折)했다. 그 결과가 예수 믿고 쫄딱 망한 집이라는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 조국 광복이 되고 한국교회가 부흥·성장·발전되었지만 군산성결교회 젊은 장로의 순교 사화는 세월 속에 묻히고 말았다.

다만 몇몇 학자가 “일본제국 말기에 한국성결교회가 수난당했다”라고 정태희 장로의 순교 사화를 몇 줄 짤막하게 소개했다.

그러다가 정 장로가 순교한 지 27년이 지난 1971년 10월 오영필 목사의 편저「성결교회 수난기」에 정태희 장로의 순교 사화가 기술되어 역사에 남아있게 되었다. 

오영필 목사가 강경성결교회에서 시무할 때 정태희 장로는 집사였는데 믿음 생활을 성실히 하는 정 장로와 담임목사로서 친분이 두터웠던 사이였다.

정태희 장로의 직계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 방계 정태희 장로의 사촌 남동생 2명과 여동생 2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순교자 정태희 장로를 경외하며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신앙생활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하나님의 깊고 놀라운 섭리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드러난 것이다.

순교한 지 65주년이 되는 2008년 그 방계가족들은 복음의 사역자와 평신도 중진으로서 복음 전도로 소명 받아 충성으로 주님을 섬기고 있다. 복음의 사역자가 11명으로서 목사 7명, 전도사 2명, 선교사 2명이 헌신하고 있다.

사촌 큰동생 정창희의 큰아들 정재갑 목사와 자부 김은경 목사는 장로교에서 사역하고 있다. 손자 요한 목사는 중국 선교사로 헌신하고 있으며, 둘째 정재현 장로는 미국 애틀랜타 교회를 섬기고 있다.

정태희 장로의 둘째 사촌 동생 정원희 가족의 큰 손자 마이클은 의사가 되어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거주하며 교회를 섬기고 있다. 둘째 손자 피터는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교회를 섬기고 있다.

첫째 사촌 여동생 정희의 남편 이두용 목사는 성결교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대초리교회, 원주중앙교회, 논산교회, 육군 군목, 논산교회, 새마을교회에서 사역한 후 도미하여 시카고교회, 새벗교회, 디스플레인스교회, 브라질 선교사로 사역한 후 크로스도드교회의 원로목사로 추대되어 캘리포니아 주의 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고 있다. 
큰 사위 전길성 목사는 미국웨슬리안교단의 LA 크로스로드교회 담임이다.

둘째 사위 한성범 안수집사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교회를 섬기고 있다. 셋째 사위 이재진 선교사는 중국에 파송되어 선교하고 있으며, 딸 이재원 선교사 역시 중국에서 선교하고 있다. 외손자 정성천 전도사는 미국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외손자 오규역 전도사는 미국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요한복음 12장 24절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예수께서 말씀한 대로 그 가족들을 통하여 생각밖에 많은 열매를 거두고 있다.

그들의 영향력은 세계 각국에서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다. 그들을 통해 미국, 브라질, 호주에서 복음이 전파되었다. 

현재 미국의 크로스로드 교회를 통해 중국에 선교사 두 가정이 파송되었다. 그리고 파푸아뉴기니, 터키, 코스타리카, 아프가니스탄, 북한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지원하여 복음전파에 진력하고 있다.

정태희 장로의 귀한 뜻을 따라 신앙으로 사역하고 있는 가족에게 귀중한 소망이 있다. ‘정태희장로순교기념교회’를 세워 많은 후진 크리스천들에게 신앙의 본을 보여주고 뒤를 따르기를 소원하며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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