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전도회전국연합회 전 회장단 성지회 수련회가 지난 11월 10~11일 양일간 대명 소노캄 고양호텔에서 열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회원들과 함께 보낸 순간순간이 참으로 소중했다. 

나는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회원들을 맞이했다. 한 분 한 분 악수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랜 기다림 때문에 서로 반가움이 더 컸다. 만나는 얼굴마다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그간 코로나로 보지 못했던 분들을 이렇게 대면하니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객실 배정을 마치고 30여 명의 회원들이 인근에 위치한 일산 호수공원 산책에 나섰다. 해마다 고양 꽃박람회가 열리는 유명한 곳이다. 한 시간 남짓 걷기에 딱 좋았다. 햇볕이 따사로워 날씨도 적당했다. 

단풍 때가 약간 지난 공원에는 낙엽이 뒹굴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는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크고 작은 선인장이 가득한 식물원도 인상적이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는 일행들은 처음에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눈길을 빼앗겼지만 점점 서로 이야기 꽃을 더 활짝 피워갔다. 

역시, 원로장로들이다. 다들 교회 얘기와 예배 얘기를 하느라 바쁘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형편도 토로하고, 의미 있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속히 이 땅과 한국교회에 생명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소망했다.

모임 장소에서 멀지 않은 로고스교회 담임이신 안성우 목사님께 요청을 드려 교회를 방문해 예배를 드리고 이어서 회의를 진행했다. 로고스교회 몇 분의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이 우리를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정성껏 준비한 다과도 제공해주었다.

따뜻한 사랑이 전해져 산책으로 약간 지치고 차가워진 몸이 풀리는 듯했다. 적지 않은 인원인데 정성을 다하여 마음을 써주신 로고스교회에 감사드린다. 아쉬운 점은 첫날 일정을 함께한 회원들 중 일부가 각자의 사정으로 귀가해 둘째 날에 동참하지 못한 점이다. 

둘째 날 아침 우리 일행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동해안 고성에 이어 두 번째로 건립된 통일전망대다. 개성은 40분, 평양까지는 두 시간 걸리는 곳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북한주민의 움직임도 보인다.

손에 잡힐 듯한 북한 땅을 바라보면서 가깝고도 멀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언제쯤 저곳의 문이 열릴 수 있을까. 우리세대는 못 가도 다음세대들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더 기도해야겠다.

전시관을 둘러보다 6.25 관련 사진 앞에 한참 서 계신 분들이 있다. 이북이 고향인 분들이다. 어릴 때 내려왔다며 “저 사진들, 남 얘기 같지 않다”라고 하는 장로님의 얼굴에 세월의 더께가 느껴졌다. 

이곳 통일전망대의 위치가 참 특별하다. 남쪽에서 한강이 흐르고 북쪽에서 임진강이 흐르는데 전망대 앞에서 만나 함께 서해로 흐른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흐르는 강 앞에 서니 기도가 절로 나왔다. “통일 한국의 때가 오게 하옵소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게 하옵소서.

교단의 모든 갈등이 사라지게 하옵소서. 코로나로 나누어진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주옵소서.” 성지회원들은 북녘땅을 바라보며 간절한 마음으로 통성으로 나라와 민족, 교회와 교단, 가정의 행복과 서로의 건강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이날 장로들의 기도가 생각보다 우렁차고 열정적이어서 내심 놀라기도 했다. 

함께 걸으며, 함께 기도하며, 함께 떡을 나눈 짧은 시간이었지만 날씨만큼이나 상쾌했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준 전 회장님들, 남전련 실무임원들, 그리고 수고한 실무진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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