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으로 무장한 균형잡힌 목회자 양성”
현장목회자와 신학교수 협업 강의
고민많은 목회자 이론·실전 교육
소수정예로 목회 실전 활용도 높여
‘무보수로 마지막 헌신’ 강조

이정익 목사(신촌교회 원로)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신임 총장으로 제2의 사역을 시작했다. 교단 총회장과 서울신대 이사장, CBS기독교방송 이사장,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교단과 한국교회에 큰 영향력을 끼쳐온 이 목사는 “이론과 실전이 균형잡힌 목회자를 양성해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그는 무보수 총장으로 외형을 키우기 보다 내실이 있는 교육, 균형잡힌 현장중심 목회신학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정익 총장을 11월 11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실천신대 신임 총장으로 취임한 이정익 목사.
실천신대 신임 총장으로 취임한 이정익 목사.

 

목회 은퇴 후 총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2005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개교 직후부터 이사로 참여해 현장 목회와 연결된 실천신학을 강조한다는 설립 취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실천보다는 이론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면서 개교 당시의 특색이 많이 사라졌다. 학교의 정체성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현장 목회를 경험한 목회자가 총장으로 와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저변을 확대하고 후원을 더 이끌어낼 네트워크와 노하우도 갖춘 목회자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목회를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헌신하자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건강만 주시면 임기 동안 학교를 바로 세우고 가면 좋겠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실천신대는 현직 목회자들을 재교육하는 초교파 신학교이다. 목회자 중심의 목회가 아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세우며, 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목회적 패러다임을 추구한다. 이곳은 대형교회나 목회에 성공한 사람들이 오는 곳은 아니다. 큰 교회도 아니고 목회 경험도 충분치 않고 미래도 불투명한 고민이 많은 목사들을 위한 곳이다. 목회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론과 실제를 함께 가르쳐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을 객원교수로 모셨다. 이분들을 초청해 설교를 듣고 특강으로 목회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려고 한다. 이분들의 목회 경험에 신학자들의 이론이 함께 어우러지는 코칭 방법으로 학생들의 목회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천신대가 추구하는 교육이념은 무엇인가?
실천적인 목회신학이다. 어떤 목회를 할 것인지, 목회에 대한 분명한 자신의 비전이 세워지면 충분히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비대면 시대에 신자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지만 목회신학을 분명하게 정립하면 어느 환경에서도 목회는 된다. 또 하나는 실전에 강한 목회자 양성이다. 많은 신학교가 현장 목회와 동떨어진 이론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론 교육에만 치우치게 되면 신학적인 배경은 갖출 수 있지만 목회 현장에 나가면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론을 겸비했으면 현장에서 강점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이다. 교회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목회자가 살아있으면 부흥한다. 대 부흥기에도 부흥하지 못한 교회는 있었다. 목회는 목회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것을 학교의 정체성으로 강조할 것이다.

이정익 목사는 11월 3일 실천신대 총장으로 취임, 활동을 시작했다.
이정익 목사는 11월 3일 실천신대 총장으로 취임, 활동을 시작했다.

비대면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학의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학교 건물을 짓기 위해 부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올리는 하드웨어의 시대는 지났다. 굳이 지방에서 이곳까지 힘들게 와서 공부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일년에 몇 차례만 학교에 오고 나머지 수업은 온라인으로 하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실천신대도 시설 확충보다 어떻게 알차게 훈련시켜서 안목을 넓게 넓혀서 파송할 것인지에 역점을 둘 것이다. 내실있는 강의로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배운 것 이상으로 목회 신학을 정립하고 영성을 회복하고 열정을 새롭게 리뉴얼해서 내보내는 학교가 되길 바란다.

학생 유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에 박사 과정 10명, 석사과정 30명을 충원해야 한다. 12월 중순까지가 모집 기간이다. 우리 학교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곳이다. 장점은 학교에 오는 목적이 교단에서 목회하기 위해 반드시 와야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배움의 열정이 높다. 본인이 스스로 알아보고 선택해서 오기 때문에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은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티 코칭’이다. 현장 목회자와 교수들과 팀을 이루는 것으로 교수가 강의하면 목회자가 자신의 목회 경험을 나누게 된다. 소수정예로 진행되기 때문에 토론도 활발하고 평소 궁금하거나 나누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단점은 교단 배경이 없기 때문에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회신학을 정립하고 자신의 목회를 제대로 설계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방안이 있나.
후원자들과 이사들의 꾸준한 헌금으로 근근이 이어왔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분들과 만나 후원을 요청하려고 한다. 개교회에도 실천신대의 비전과 학교정신을 소개하고 연결시키려고 한다. 나부터도 무임금으로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총장 월급이 들어오면 다음날 다시 기부하는 형식이다. 총장직을 수락할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학교 재정이 어려운데 조금이라도 보태자는 마음이고, 이렇게 해야 학교를 위한 후원도 요청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초년 목회자 때는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간다. 심방과 설교에 바쁘고 계절마다 절기를 지키다 보면 일년이 금방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들에게 5년이나 10년 목회계획을 물어보면 대답을 잘하지 못한다. 내가 어떤 목회를 해야 할지에 대한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이뤄가야 한다. 물론 경쟁력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목회 현장을 이뤄야 한다. 말씀을 강조해 회심하는 자가 늘어나야 한다. 세상에서 건강한 역할을 하는 그리스도인을 육성하는 목회가 본질이 회복되는 목회라고 본다. 그래서 실천적 목회신학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한국교회는 사람을 많이 모으고 건물을 크게 건축하는 것이 성공의 척도였다. 이렇게 양적인 숫자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작 소외되고 상처받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한국교회를 깨웠다. 온라인 예배와 비대면 사역을 시작하면서 더 이상 넓은 공간이 필요없게 된 것이다. 또한 숫자가 아니라 얼마만큼 알곡을 길러내느냐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교인들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성경을 더 읽으며 기도하는 교인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코로나가 극복되면 이들은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교회에 동참할 것이다. 더 이상 양적 성장이 아닌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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