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 목사

“내 아이를 팝니다. 입양을 원하시면 20만원에 양도하겠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었다. 중고품을 거래하는 인터넷 당근마켓에 올라온 내용이란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라디오 시사방송을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리가 숨쉬는 이 땅이 과연 인간세상이 맞는가? 아니면 이미 갈데까지 가버린 인간시장이 된건가?

제주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불과 4분 정도 당근마켓에 글이 올라와 있다가 신고가 들어가 삭제되었다고 한다. 제주시에는 난감한 이 일로 도지사까지 나서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태어난지 불과 나흘 밖에 안되는 아기를 아기 엄마(미혼모)가 그랬다니 믿을 수가 없다.

금번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문제를 던져준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생명경시 풍조이다. 어린 자기 아기를 방치하고 부모는 게임방에 죽치다가 아기를 죽게한 몰인정한 젊은 부부 사건도 같은 맥락의 사건이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핏덩이 아기를 쓰레기통에 버린 무지몽매한 어린 미혼모 사건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날까? 무엇보다 생명을 천하보다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성적으로 지극히 문란하고 타락한 향락문화다. 한국사회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갈수록 퇴폐문화의 극치로 성적타락은 극에 달하고 있다.

혼전 관계는 다반사가 되었고 혼전 동거, 결혼 없는 싱글녀의 출산 풍조, 동성애 등. 끝이 없어 보이는 세속도시로 변모해 간다. 영화나 TV 프로의 선정성, 인터넷 웹툰과 성인만화의 만연 등으로 급속히 소돔과 고모라 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그리고 윤리로서 인생관, 결혼관, 세계관의 교육부재라고 본다. 초등, 중등교육 기관인 초·중·고교에서 제대로 윤리교육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성과 성품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성적 위주 교육의 폐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전 예방교육 차원도 중요하지만 사후대책도 제대로 세워야 한다. 미혼모 돌봄을 위한 사회의식도 변하지 않고 정책과 제도도 현실적이지 않다. 미혼모를 제자리로 복귀시키는 과정도  많이 미흡하다. 효율적인 입양을 위해 개선할 점이 많다.

여기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생명경시풍조 세대와 사회에 줄기차게 경종을 울리는 일을 쉼없이 강조하는 일이다. 생명존엄 캠페인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교회 안에서 시작하여 사회로까지 이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또 교회가 사회를 향해 건강한 가정세우기를 위한 사회교육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신앙가정 만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위기가정 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미혼모에 대한 바른 인식 개선과 어린 새생명을 위한 기독교 가정의 입양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낙태를 방지하고 태아를 위한 양육과 출산준비를 교회가 안아야 한다.

태아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길이 열린다. 이미 생긴 생명은 엄연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누가 인간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준 적이 있는가?

생명은 신비이다. 생명은 근원이 있다. 아메바나 크레마뇽인이 아니다. 잉태한지 16주가 지나야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잉태하는 순간 인간이다. 태아는 한 인간이다. 인간의 일생이 잉태하는 순간 시작된다.

인간의 생명은 가장 존귀하다. 그건 신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신성이 인간 내면에 있다. 영혼은 인간의 지성소다. 영혼을 지닌 고등차원의 존재다. 즉 하나님의 형상을 가졌다. 하나님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졌다. 

생명을 낳고 양육하고 때론 실망하고 포기하고픈 순간도 있지만, 하나님의 손길과 가족이란 범주 안에서 사랑받고 존중받고 보호받는다. 이것이 태아의 권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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