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교회당 ‘희망 리모델링’
작은 봉사로 큰 변화 이룰 수 있어 행복
목자재단 통해 봉사영역 더욱 넓어져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오직 믿음으로 꿋꿋이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에서 더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조차 힘든 시대에 누군가를 돕는 일을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온 이가 있다. 티에치(TH) 인테리어 대표 엄태희 장로(수정교회·사진) 이야기다.

엄 장로는 낡고 오래된 작은 교회를 꼼꼼히 수리해 깨끗해진 새 예배당을 성도와 지역에 선물하고 있다.

10여 년 전 인테리어 업계에 뛰어든 엄 장로는 주변에서 기술과 인심이 좋은 인테리어 기술자로 통한다. 신앙심도 깊은 그는 “그저 선교하다가 하나님 품으로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만큼 선교 열정도 뜨겁다.

이런 엄 장로가 2015년 수정교회를 만나면서 자신의 재능과 선교 비전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엄 장로는 “하나님께서 분명 저를 수정교회로 보내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기도한지 3년여 만에 깨달음을 얻었다”면서 “작은 교회를 도와주는 것이 내가 감당해야 할 선교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사역은 만만치 않았다. 일상을 쪼개어 직접 몸으로 뛰며 봉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돈과 시간 모두를 투자해야 하는 고된 봉사에 동참하겠다는 이도 없었다.

하지만 현실에 좌절하지 않았던 엄 장로에게 하나님은 함께할 동역자를 보내주셨다. 교인들과 함께 단양 수정교회에서 첫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계기로 작은교회 수리 봉사가 본격화 됐다.

그렇게 수정교회에 작은교회 교회당을 고쳐주는 봉사모임인 ‘주섬선교회’가 생겨났다. 처음에는 회원들과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아들과 동료 등 3명이 모든 일을 감당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엄 장로의 수리 봉사활동이 지속되면서 지금은 그와 뜻을 같이하는 성도들도 40명 가까이 늘었다. 특히 교회의 공식적인 지원 없이도 회원들의 회비와 재능기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리모델링을 위한 재료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언제나 필요한 만큼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도움이 있어 지금까지 많은 교회들을 도울 수 있었다.

주섬선교회는 지금까지 8개 교회의 수리 봉사활동을 펼쳤다. 평일에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주로 토요일과 휴일에 작업이 이뤄졌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날마저 반납하고 봉사를 해야 하지만 스스로 원해서 하기에 한번도 이를 불평한 적은 없다.

만약 봉사기간에 일거리라도 생기면 곤란했지만 그럴 때면 자기 일을 취소하고 봉사를 택할 때도 있었다. 그때는 언제나 보람이 컸다. 특히 지난해에는 남은 회비로 주일학교에 장학금을 기증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계획이었다.

엄 장로는 “교회가 작다 해서 결코 그 교회가 품고 있는 복음마저 작은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교회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고 사명이 있다”면서 “우리가 새롭게 꾸민 교회를 통해 지역으로 퍼져 나갈 복음이 있어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수정교회에서 시작된 엄 장로의 교회 리모델링 사역은 이제 목자재단(이사장 조일래 목사)을 통해 더 확대됐다. 목자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벌써 5개 교회에서 수리봉사활동을 벌였다.

사실 수리 요청이 들어오는 교회는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 집안에 쥐가 다니기도 하고, 곰팡이도 많고, 먼지가 날려서 숨이 콱콱 막힐 때도 있다. 그런 교회를 싹 들어내 새롭게 바꾸는 보람에 그는 오늘도 복음의 망치질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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