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이 원숭이를 길렀다. 원숭이의 수가 많아지니 먹이인 도토리가 부족했다. 원숭이들에게 제안했다.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줄 텐데 어떠냐?” 원숭이들이 화를 냈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면 어떠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열자(列子)에도 나오고 장자(莊子)에도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이야기이다. 눈앞 당장의 차별만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를 때 쓰는 말이다.

▨… 심리학에서 쓰는 용어 가운데 ‘틀 효과(framing effect)’라는 말이 있다. 같은 내용이지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나타낼 때 쓰는 용어다. 두 사람 앞에 술이 반씩 들어 있는 병을 놓았을 때 한 사람은 “반 병밖에 안 남았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아직도 반이나 남았네”라고 엇갈리게 말할 것이라고 귀뜸해 준 사람은 버나드 쇼였다.

▨… ‘막말의 김용민’은 다시 막말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하나님이 하라고 하신다”고 용감하게 외쳤다. 김용민 자신은 아마도 자신이 내뱉었던 막말 중에 최고(?)의 막말을 쏟아냈음을 알고나 있을까. ‘목사질’하다가 원로목사가 된 아버지에게서 안수받던 때의 표정이 아직 생생한데 한국교회를 조삼모사의 대상 쯤으로 취급하는 그 오만이 역겹다 못해 서글퍼진다.

▨… “음흉 간악 교활한 철면피. 검찰이 그려낸 초상화 속의 나다. 정반대다. ‘넌 다른 건 몰라도 그런 성품이 없어서 내가 사랑했노라’ 난 하느님도 이런 칭찬하실 사람이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자기 트위터에 올린 글이라고 한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자리에서는 왠지 이렇게 오만해도 무방한 것일까라는 물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 이유를 곽교육감은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 그의 후보 매수 혐의에 대한 법의 판단을 왈가왈부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계명을 다 지켰다는 이에게도 예수께선 칭찬하지 않으셨음만은 밝히고 싶다. 오히려 ‘네게 있는 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좇으라’고 하셨다. ‘틀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라면 그 큰 돈일랑 차라리 가난한 자들에게나 주지… 하나님께서는 요즘 이 교단에서도, 이 땅에서도 욕보시기에 바쁘시다. 믿는 자여, 어이할꼬.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